언젠가부터 아침에 신문을 펼쳐 들면 매일 매일 게임에 대한 기사가 실리기 시작했다. 게임 산업에 대한 기사뿐만 아니라 게임 자체에 대한 기사가 아침에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사람들은 게임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게임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 깊숙히 들어왔다. 과거의 컴퓨터, 콘솔 플랫폼은 물론이고 이제는 휴대폰, 모바일 기기까지 게임을 즐기는 훌륭한 수단이 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 유저들을 위한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어플리케이션도 다양한 종류의 게임들이란 점도 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이제 게임을 빼놓고는 일상을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누구나 게임을 즐긴다.

 

닌텐도 위의 등장은 중장년층까지 게임기 앞으로 끌어들였다. 선호도나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그야말로 국적, 연령, 성별을 초월한 전 세계인 모두가 게임을 즐기게 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와 함께 세계 e스포츠 시장도 역시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e스포츠 시장의 규모는 2010년까지 연 25% 이상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출처: 삼성경제연구소). 세계 곳곳에서 e스포츠 리그가 열리고 게임 하는 것이 직업인 프로게이머들이 맹활약을 펼친다. 프로게이머들은 연예인만큼 큰 인기를 누린다.

 

이들이 경기를 하는 장면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 되고 큰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직접 찾아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를 열렬히 응원한다. 실제로 2004년 프로리그 결승전이 열렸던 부산 광안리에는 10만 명의 관중이 직접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 운집했다.


이렇게 게임이 하나의 산업으로써 자리매김을 확고히 하는 가운데 최근 취임한 서진우 한국e스포츠협회장은 올해 안에 e스포츠의 정식 체육 종목화를 위한 기반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중국에서는 이미 e스포츠를 정식 체육 종목으로 인정하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의 프로게이머인 장재호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의 성화봉송 주자로 나선 것은 e스포츠의 달라진 위상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세계 e스포츠에서 한국 e스포츠의 존재는 상당히 특별하다. 가장 먼저 프로구단이 생겨났고 수익성을 갖춘 구조를 만들어냈다. 협회와 구단,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활발한 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구조는 다른 나라들의 e스포츠 롤모델이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e스포츠를 정식 체육 종목으로 지정하고 한국 e스포츠를 벤치마킹하여 산업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한국의 e스포츠가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것은 단순히 먼저 산업화에 성공했고, 프로 리그가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ESWC가 부도를 선언하면서 공신력 있는 국제 대회는 한국에서 주관하는 WCG만이 남게 되었다.

 

한때 세계 4대 대회로 불리던 나머지 대회들도 모두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WCG는 2000년부터 활발하게 진행되어 벌써 9회째 대회를 앞두고 있고, 오는 11월 중국 청두에서 열릴 대회 준비 및 2010년 개최 도시 선정을 위해 바쁘게 뛰고 있다.


WCG의 연중 행사 중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그랜드파이널은 5일 남짓한 기간 동안 열리지만 WCG는 1년 내내 풀 가동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상반기 정식종목 발표, 차기 대회 개최 도시 발표를 시작으로 국가별로 진행되는 국가대표 선발전과 대륙별로 개최되는 팬대회를 포함해 그랜드 파이널이 열리는 가을까지 WCG는 쉬지 않고 진행된다.


김연아 선수는 피겨 스케이트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세계 최고의 피겨 선수로 성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녀가 겪었을 어려움과 그녀가 흘렸을 눈물을 우리는 알고 있다.

 

한국의 e스포츠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아무도 걷지 않은 길을 홀로 열어왔고, 이 과정에서 많은 관계자들이 겪었을 어려움은 김연아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WCG와 같은 e스포츠 산업의 조력자들과 함께 세계 e스포츠의 중심에 위치한 한국 e스포츠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해 나아갈 것이다.


월드사이버게임즈 김형석 사장 hkim123@wc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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