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피 탑재 의무화가 공식적으로 폐지 되자마자 소니에릭슨, 노키아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들의 단말기가 시중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소비자들에겐 휴대폰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국내 단말기 제조사들은 무한경쟁 시대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애만 태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중소 모바일 콘텐츠 개발사들이다. 이들은 그 동안 위피라는 울타리 안에서 어느정도 보호를 받아 왔지만 이제는 개방된 모바일 플랫폼 OS의 난립으로 인해 사업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당장 목에 칼이 들어올 정도의 위기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위피 없는 휴대폰이 보급되고, 우후죽순처럼 발표되고 있는 국내 오픈형 마켓 사업들이 가시화되는 하반기다.


이런 추세는 서비스 제공 방식의 다양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가뜩이나 돈 없는 중소 업체들에겐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개발 비용이 추가될 수 밖에 없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의 시장에서 사라질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상황이 결코 중소 업체들의 문제만은 아님에도 이동통신사와 정부의 똑부러지는 정책이나 지원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통사들의 경우 CP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도 시원찮을 판에 그 동안 주 수익원이었던 콘텐츠 수수료 감소에만 전전긍긍할 뿐이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화부와 방통위의 주관으로 ‘모바일인터넷활성화방안’이라는 큰 틀의 방향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대안이나 정책마련에는 나몰라라 하고있다.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안개 속을 걷고 있는기분입니다” 모바일 중소 업체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부나 이통사, 심지어 동업자 정신이 있어야할 잘 나가는 주요 업체들까지도, 누구 하나 이렇다 저렇다 시원하게 이야기 해 주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그들은 하소연 한다.

 

도와달라는 것도, 투자하라는 것도 아니다. 명확한 길이 보이면 업체들은 알아서 살길을 찾아 간다.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하루하루 불안하게 떠돌고 있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다. 

 


더게임스 김세관기자 skk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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