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밝은 이야기보다는 어두운 이야기가 많은 지금, 일부 온라인 게임업체들의 형편은 조금 나은 편이 아닌가 싶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산업도 불황에 강하다는 속설이 맞아 떨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호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이 싼값에 즐길 수 있는 위안거리로 영화나 게임 등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영화티켓판매수입은 지난 2월까지 전년동기에 비해 17.5% 늘었으며 이런 추세로 가면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극장을 찾는 관객의 발걸음이 늘어나면서 지난 2월까지 누적 영화관람객수는 전년에 비해 6.3%증가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온라인게임업체들도 불황 속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아무래도 취업률과 상관관계를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젊은층이 즐기는 온라인게임 특성상 취업을 못하면 PC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불황기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해서 과연 우리 게임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가. 경쟁력이 있다고 선뜻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을 듯 싶다. 그럭저럭 온라인 게임에서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이야기 할 수 있을 지 몰라도 게임산업전체를 놓고 보면 우리의 경쟁력지수는 떨어질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선 시장이 가장 큰 규모인 아케이드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불법의 온상으로 여겨지면서 각종 규제가 집중되면서 시장 자체가 죽어가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장은 음성적인 업소로 여겨지면서 사회적인 비난을 듣고 있다보니 건전한 놀이터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 아케이드게임을 개발하는 업체들도 기를 못펴고 늘 눈치나 보면서 겨우 생존을 영위하고 있는 형편이다.


물론 기술의 흐름에 따라 시장이 온라인 게임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흘러간 물을 다시 되돌릴 필요가 있느냐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도 세계시장에서 아케이드게임장은 존재하고 있으며 이 시장 자체를 새롭게 만들어 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음성적인 시장으로 남겨서는 안된다.

 

또한 콘솔 시장도 아케이드 시장처럼 국내환경은 열악한 상황이다. 얼마전 대통령이 ‘우리는 닌텐도와 같은 게임을 내놓을 수 없는가’라는 발언을 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지만 이시장에서 우리의 경쟁력은 전무하다시피 한다.


그동안 콘솔 시장은 일본의 독무대였다. 우리의 경우 하드웨어는 몰라도 소프트웨어쪽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지 않을 까 기대하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콘솔 타이틀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인력이 만만치 않은 관계로 개발사입장에서는 자칫 회사자체를 포기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면 온라인 게임쪽이다. 온라인 업체들은 인력이나 자금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규모로 성장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의 경쟁력도 우리가 인터넷 인프라를 완비하고 먼저 시작했다는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을 뿐이다.

 

현실은 중국이나 미국, 일본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언제든지 뒤쳐질 수 있을 뿐만아니라 시장의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


세계적인 불황기에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 행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앞장서고 있는 지금, 주무부서인 문화부는 아케이드와 콘솔 분야의 육성을 통한 게임산업의 균형적인 성장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온라인 게임에만 관심을 갖는 젊은 인재들을 아케이드와 콘솔 분야 등으로 눈을 돌릴 수 있도록 유인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온라인에만 치우쳐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 균형감각을 되찾아야만 우리의 게임시장도 불황기에 잠깐 반짝거리는 호황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고 세계시장에서도 당당히 어깨를 겨룰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가온게임즈 원철린 대표 cr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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