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더게임스 창간 5주년을 맞아 진행한 특별좌담회에서 모든 참석자들이 동의한 게 있었다. “오늘처럼 게임관련 단체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정기적으로 갖자”는 의견이었다. 이날 참석한 유병채 문화부 게임산업과장은 자신이 직접 나서 자리를 한번 마련하겠다고 약속 하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면서 문뜩 떠오른 일화가 있다. PC방 등록제 문제로 한창 시끄러울 때 취재 차 만났던 한 PC방 업주가 한 이야기였다. 그는 “다들 등록제를 반대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며 “경쟁자가 사라진다고 좋아하는 업주들도 많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같은 산업 내에서 같은 직종에 있지만 모두 경쟁자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는 비단 PC방 업주들 간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게임업계는 그동안 서로를 경쟁자로 인식하지는 않았다 해도 동반자로 인식하는 경우도 없었던 것 같다.

 

온라인 게임사들과 인터넷PC문화협회와의 의견 충돌이야 두말할 것도 없고 게임산업협회와 모바일협회의 통합 이후 모바일게임사들의 입지 약화를 우려했던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세계 3대 게임쇼를 만들겠다고 야심차게 출범 시킨 ‘지스타’는 어떠했던가. 실효성이 없다는 핑계로 참여 하지 않은 업체가 수두룩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사람이 두 명만 모여도 다툼이 일어나듯 기업 간의 경쟁은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또 서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탓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게임업계는 다른 이들을 배려하며 서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나가겠다고 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다. 물론 서로간의 의견차이가 큰 만큼 또한 같은 산업 내에서도 판이한 성격을 가진 단체들인 만큼 쉽게 한 목소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다’ 했고 ‘시작이 반’이라 했다.

 

그만큼 처음의 시작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눈에 보이는 결과를 바라는 것은 너무 성급할수 있다. 아무쪼록 게임산업의 큰 틀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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