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대통령이 ‘닌텐도 같은 것 개발 안 되나’라고 했다. 업계 입장에서 보면 대통령이 직접 게임에 관심을 표명했다는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물론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조건이 필요하다. 사람, 투자, 시간이 그것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생존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해야한다는 엄중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하지만 변화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50년전 포츈지 선정 100대 기업 중 살아 남은 기업이 불과 14개사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변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말해준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한다.

 

우리의 게임산업은 20년을 넘어 도입단계를 지나 적응단계에서 성숙단계로 진입하는 상황이다. 어제까지 이룬 성과를 생각하기 보다는 나가야할 방향을 우선 재점검할 필요가 요구되는 시기다.


지금 세계는 동시 불황에 빠졌다. 우리 경제 또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정부는 최근 녹색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시했다. 그러나 위기를 돌파하는 것도 기업의 미래를 이끌어 가는 것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즉, 기술만 가지고 사업을 성공 할 수 없다. 사람과 기술이 화학적인 융합이 가능할 때 미래 성장의 필수 요건이 만족한다고 생각된다.


우리는 위기 속에서 게임산업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고자 한다. 국내 게임소비시장 인프라와 해외 수출 경험으로 종합 시스템(생산, 유통, 소비)은 어느 정도 잘 전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세계적인  하드웨어(게임기)와 소프트웨어(엔진, 서버, 네트워크)기술이 요구된다. 해결책은 효율적인 R&D투자경영으로 게임산업의 원천기술 확보이다.


온라인게임에서 필요한 서버 기술은 어느 정도 인정 하지만 우선 엔진 기술이 보다 더 발전해서 세계적으로 리더산업군이 형성 되어야 한다. 2009년 우리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은 약 12조원이다. 민간을 포함한 R&D 투자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3.23%로 세계 4위 규모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우리 기술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보고서에 의하면 과학 분야는 2008년에 세계 5위, 기술 분야는 세계 14위다. 이처럼 수치적으로는 장밋빛 전망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상황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다.


초일류 제품개발을 위해서는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연구를 해야 하므로 기술혁신의 기반구축이 절실한데 우리의 현실은 만족스럽지 못하다. 정부 예산 배분의 불균형 문제 해소가 시급하다.

 

공공부문의 R&D가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첨단기술 분야에 집중될 경우 연구가치 및 상업적 응용가치를 창출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단기간 내 실용화가 어려운 분야에 기업이 나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기가 매우 어렵다.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실패하는 R&D경영의 7가지 특성’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게임산업에서 성공을 위해 고려되어야 할 것을 알 수 있다. 이 중에는 ‘기술제일주의’ ‘나 홀로 지식 관리’ 등이 포함 돼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이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고도의 원천기술에 필요한 R&D 지원정책은 기술 개발을 위한 창의적 연구의 지원 및 미래 신산업창출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연구결과가 연구가치를 창출했더라도 신제품에 적용해서 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높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게임산업에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R&D지원이 기업의 비즈니스를 위해 시장지향적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정광호 한국게임과학고등학교 교장 khjung@game.h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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