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하루 살아가기가 어렵고 힘들다. 오죽하면 밤사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밤새 안녕하십니까라는 인사말을 나눠야 할까. IMF시절을 겪어봤지만 지금은 그때보다도 더 힘든 상황이다.

 

여러 경제연구소가 앞다퉈 올해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면서 하나같이 마이너스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나아지고 있다는 밝은 이야기를 들을 수가 없다.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 입장에선 짙은 안개에 휩싸여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무섭다.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아무리 재촉을 해도 은행들은 여전히 숫자놀음만 하면서 자기들의 잇속을 챙길 대로 챙기며 외국주주의 배만 불려주고 있다. 은행들의 행태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차라리 그동안 한국은행이 지원한 금액을 회수해 소매은행과 기업은행 하나 신설해 직접 나서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그나마 현 상황에서 기댈 수 있는 곳은 정부밖에 없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인식하고 어느때 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정부도 출범 이후 친기업 프렌들리 답게 금융부문 39건, 중소기업 21건 등 굵직굵직한 정책들을 발표하고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오히려 정부가 내건 다양한 지원책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각종 지원 설명회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정부기관에서 개최한 지원 설명회는 중소기업관계자들이 자리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만큼 중소기업입장에선 절박하다는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정부 지원이나마 받아야 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움직임은 분명히 예전과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일선 현장에서 감동을 받을 만큼의 수준은 아니다.


대통령 마저도 직접 현장에 나서는 상황이나 책상과 현실과의 거리감은 전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기대감을 갖고 문을 두드려도 정부의 지원책은 여전히 획기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다.


정부가 발표한 지원자금을 보면 서류접수 해서 채택 되고 자금이 지원되기까지 걸리는 과정이 예전의 형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기업은 벼랑 끝에 서 있어 하루 하루가 절박한 데도 불구하고 예전의 제도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제도를 현실적으로 변경하려고 하거나 운용하려 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지금은 긴박한 상황이다. 여유를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형편이 아니다. 따라서 정부가 지원을 할 때 기존 방식을 답습하기 보다는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어려운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접수에서 지원까지 걸리는 기간을 대폭 줄여야 중소기업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

 

예전처럼 몇 개월씩 걸려서는 중소기업들이 지원금이 나오기 전까지 생존할 수 없을 지 모른다, 물론 지원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기간을 단축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빈대를 잡기위해 초가삼간을 태울 수는 없다.

 

이제 설명회를 몇 번 열고 지원금을 얼마나 늘려서 쏟아 붓고 있다는 숫자놀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 있는 지원금이 일선 중소기업들에게 하루 빨리 지원되면 그만큼 생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의 움직임도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속도감 있게 빠르게 움직였으면 좋겠다.

 


원철린 가온게임즈 사장 crow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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