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M&A(인수합병)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현금 유동성이 뛰어나고 불황에 오히려 빛나는 업종 속성 탓일까, 게임시장은 유달리 M&A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Y사를 비롯한 일부 기업은 공공연히 M&A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업계 내에선 이름만 대면 훤히 알만한 몇몇 중견 게임업체까지 자의반 타의반 M&A대상으로 회자될 정도다. 자금줄이 말라버려 영세 개발사들의 합종연횡(合從連衡)은 부지기수다. 


통상적으로 기업간 M&A는 먼저 NDA(비밀유지계약)를 맺고 극도로 비밀리에 협상이 이뤄진다.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업계에 M&A설이 만연되고 있는 현상은 뭔가 한참 잘못된 일이다. M&A설이 사실이어도, 사실이 아니어도 문제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주가에 영향을 미쳐 협상이 깨질 개연성이 높고, 그렇지 않다면 회사 이미지는 물론 일반 투자가나 내부 직원들의 사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


경제 논리만 놓고 보면 M&A를 굳이 부정적으로만 볼 문제는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주가 자신의 주식을 매각하는 것은 엄연히 고유 권한이다. 인수 주체와 의도, 그리고 인수 후의 비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M&A는 한계 기업이 재 도약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발판이 될 수 있다. 한게임과 네이버가 결합해 세계적인 인터넷 공룡기업으로 성장한 NHN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제는 (M&A)문화와 인프라가 충분히 성숙되지 못한 우리 여건상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더 많다는 사실이다. 


게임 M&A의 인수 주도권이 점차 해외로 옮아가고 있는 것도 심각한 현상이다. 단순히 캐시아웃(현금화)이 목적인 최대주주 입장에선 ‘상대가 국내든 해외든 뭔 상관이냐’고 얘기할 지 모른다. 하지만, M&A는 주식와 함께 경영권이 넘어가는 중요한 사안이란 점에서 ‘권한’만을 내세워 사회적 ‘책임’까지 회피할 일이 절대 아니다. 이미 우리는 ‘게임한류’(韓流)의 두 주역 그라비티(일본)와 액토즈소프트(중국)가 해외에 매각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M&A를 시장논리에만 맡겨두기 어려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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