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 산업의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과 단체의 수장이 한꺼번에 바뀐다.  늦어도 3월 안에 게임물등급위원회, 한국게임산업진흥원,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새로운 사령탑이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3개 기관과 단체는 규제와 진흥 정책을 통해 게임 산업계를 실제로 이끌어 가는 파워집단이다. 개별 단체와 기관 차원에서 해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는데다가, 3개 기관 단체장이 동시에 바뀌는 묘한 상황이 맞물리면서 올해 3월에 마무리되는 기관 단체장 인선에 산업계의 관심이  어느때 보다 집중되고 있다.


개별 기관과 단체의 상황에 따라 사령탑의 덕목으로 추가되야 할 조건이 다르겠지만 게임에 대한 전문가 수준의 식견과 산업계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신임 게임위 위원장은 문화와 산업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는 게임의 특성에 대한 이해와 균형감을 더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진흥원장의 경우 이질적인 3개 기관의 화학적 통합을 이뤄내야 하기 때문에 추진력과 고도의 정치력이 요구된다 하겠다.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첫 테이프는 잘 끊은 것 같다. 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 박양우 전 문화부 차관을 신임 협회장으로 추대했다. 협회는 진흥원의 통합과 맞물려 이전에 게임산업진흥원이 했던 역할의 상당 부분을 떠맡게 됐고,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산업계를 큰 틀에서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도 해내야 하는 상황이다. 박 차관의 경력이나 무게감을 볼때 적임자이다.


문화부의 모철민 실장, 김재원 정책관, 유병채 과장으로 이어지는 정책 결정 라인이 향후 2개 기관의 사령탑으로 어떤 인물을 선택할지는 모르겠지만 결코 해서는 안될 일이 있다. 벌써부터 소문이 돌고 있는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는 우(愚)는 결코 범하지 말아야 한다.

 

현 정부의 논공행상 논리에 밀려 기본적인 전문성조차도 갖추지 못한 인물을 새로운 기관의 사령탑으로 앉히는 순간, 문화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2012년 세계 3대 게임 강국 진입’ 계획은 폐기 수순을 밟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