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안희찬기자] “차라리 국내에서 투자받느니 해외에서 유치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것 같습니다 .”


최근 투자를 받기 위해 창투사와 엔젤투자자 등을 좇아다니며 발품을 팔았던 모 중소업체 A 사장의 넋두리다. 그는 여러곳의 창투사나 엔젤 등 투자처를 만나 투자제의 등을 했지만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 횡포가 심해 투자를 받을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내는 것이 경제원칙의 기본이라고 하지만 요즘은 너무 도가 지나치다”며 “지금같은 행태는 회사를 싸게 먹겠다는 심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A사장은 시장 분위기가 이런 상황에서 투자를 받는 것은 회사를 그대로 넘겨주겠다는 계약서를 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는 해외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중국과 일본 출장을 다녀온 상태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업계에 만연돼 있어 중소개발사들이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의 논리로만 본다면 이런 ‘거저먹기식 투자’ 행태가 판치는 것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돈줄이 말라 더이상 투자금이 시장으로 유입이 안되는 상태에서 적은 투자만으로도 알짜배기 회사를 통째로 삼킬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시각에는 문제가 있다. 투자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또한 투자의 속성에는 윈윈(win-win)이라는 대원칙이 담겨져 있다. 신뢰가 담보되지 않은 투자가 진행되면 그 회사의 성장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차라리 투자를 안받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최근 업계에 불고 있는 ‘거저먹겠다’는 식의 투자행태는 산업계를 더욱 힘들게 할 수 있다. 상당히 뛰어난 콘텐츠가 잘못된 투자로 인해 세상에 알려지기도 전에 사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런 투자에 겁을 먹은 개발사들이 해외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기술유출·해외종속 등의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 투자 유치시에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실제 그렇게 하기는 역부족인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국민들은 힘든 때일수록 서로를 의지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지금도 IMF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상황이라는데 누구나 공감한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고 힘을 복돋우기 위한 기본적인 마인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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