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별이 일년 중 하늘을 한 바퀴 돌고 서리는 매년 끊임없이 내린다는 뜻의 성상(星箱)은 1년의 세월을 의미한다. 그래서 10개의 성상을 쌓았다면 10년의 세월을 보냈다는 것으로, 그 연륜을 뜻한다.

 

게임산업의 역사를 정확히 짚을 순 없다. 태초로부터 인류는 게임이란 놀이를 즐겨왔고 줄기차게 새로운 형태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굳이 문명의 이기를 기점으로 게임 산업 역사를 들여다 보면 대략 50∼60년 정도로 보고 있다. 1949년 MIT 교수인 클라우드 세년이 발명한 체스기계를 게임계의 원년으로 주장하는 이도 있고, 1958년 미국의 물리학자인 윌리엄 하긴 보섬에 의해 만들어진 ‘테니스 포 투’라는 테니스 게임을 진정한 게임으로 보고 이를 게임 탄생의 출발점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비디오 게임계의 역사는 1961년 미국의 스티브 러셀이 개발한 ‘스페이스 워’라는 작품을 시초로 꼽는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상업화 시기는 ‘아타리’란 게임업체를 창립한 놀런 부시넬에 의해서였다.

 

그는 1971년 스티브 러셀이 발표한 작품을 업그레이드 해 시장에 내다팔기 시작했고 ‘퐁’이라는 비디오 게임을 잇달아 발표함으로써 부와 명성을 한꺼번에 쥔 인물이 됐다. 비디오 게임산업은 그후 일본의 소니와 닌텐도가 엎치락덮치락하면서 시장을 주도했고 MS가 뒤늦게 가세,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온라인 게임산업의 연륜은 어찌보면 일천하다 하겠다. 1996년 넥슨의 ‘바람의 나라’가 발표되고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선보임으로써 터전을 잡기 시작했으니, 10여년의 성상을 쌓은데 불과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 온라인게임산업이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다름아닌 무한한 성장 가능성이다. 전 세계 게임 시장규모로 따지만 비디오게임에 눌리는 형국이지만, 그 대세의 흐름은 도도할 정도다. 그 때문인지 온라인게임의 특징이자 매력인 커뮤니티의 힘에 세계인들이 매료된다면 시장 판도의 변화는 가빠르게 온라인게임으로 기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미국발 금융파탄으로 빚어진 전 세계 공황 위기는 게임계 뿐아니라 전 산업계의 발목을 잡고있다.


산업 성장의 역사를 살펴보면 큰 나무의 나이테가 그냥 생기는 게 아니더라는 것이다. 상승 주기가 있으면 그 만큼의 곤두박칠 치는 요인이 생기고, 가을의 향기가 깊어 질수록 서리가 내리고 겨울이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그래도 될성 싶은 나무는 그런 고비와 질곡을 이겨낸다. 마치 성장통을 앓고 일어난 사람처럼 가쁜히 일어난다. 정보통신(IT)산업이 그렇게 터전을 일궜고 미국의 영화산업이 그렇게 자리매김했다.


미국 영화산업이 제도권에 진입한 것은 1930년대 경제 공황을 극복하고 난 후였다. 그 이전에만 해도 미 영화계는 변변한 대우도 받지 못하는, 말 그대로  산업계의 변방이었다. 하지만 미 영화인들은 똘똘뭉쳐 고비를 이겨냈다.

 

그들은 오히려 경제 공황의 위기를 극복하면서 더 큰 규모의 시장을 창출했고,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높이는 명실상부한 영화계를 일궈낼 수 있었다.


산업계 내부적 요인이 아닌 대외 악재로 인한 위기상황 극복은 산업계의 마음먹기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경제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기획·개발·운영·파이낸스 등을 재점검하고, 게업계의 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거시 경제 차원에서 게임계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 이참에 세상사람들의 눈으로 게임계를 들여다 보는 것도 지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위기는 또다른 기회라 하지않던가.


대한민국 게임계가 이번 경제 위기를 잘 헤쳐 나가기를 소원한다.하여  미국의 영화계처럼 게임계가 눈 높은 제도권에 진입, 새로운 도약의 디딤돌을 마련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그렇게 크고 작은 일들이 모여 성상을 이루고, 그 것이 다름아닌 산업 역사가 되지 않겠나 싶다.


기축년 2009년의 게임산업계를 후세 역사가들은 어떻게 논하고 평가할 것인가. 그 해답은 오로지 오늘을 사는 4만여 게임인, 그들 자신이 쥐고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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