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2월31일자 신문에 해가 지는 사진이 실리고 2009년1월1일자 신문에는 해가 떠오르는 사진기사가 큼직하게 자리를 차지한다. 앞의 사진은 한해가 지나가는 아쉬움을 담고 있으며, 또 다른 사진은 해가 떠오르는 장엄한 광경을 통해 희망찬 새해가 열렸음을 알리고 있다.


이 두장의 사진에 등장한 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똑같은 해로서 어떠한 차이가 없는데도 느끼는 분위기는 아주 다르다. 사람의 마음은 이렇게 똑같은 해를 보면서도 아주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사람마다 갖는 생각은 천차만별이다. 지금 게임업체들이 처해 있는 현실이 쉽지 많은 않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로부터 시작된 세계 경제의 침체는 100년 만에 처음 맞이하는 엄청난 일이라고 한다.


자금과 인력등 모든 것이 부족한  중소개발업체를 경영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벼랑 끝에 서있는 심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수많은 역경을 이겨내고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영국 수상 처칠은 “긍정적인 사람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찾지만, 부정적인 사람은 기회가 와도 위험하다고 느낀다”고 설파했다.


부정적인 경영자라면 지금 상황을 너무나 절박하게 느끼고 하루하루 살얼음판 걷는 느낌으로 살아갈 것이다. 반대로 긍정적인 경영자라면 이러한 위기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앞날을 준비할 것이다.


현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든지 간에 게임업체들이 새해 들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정책과 제도나 사회분위기가 바뀌었으면 한다. 게임업계의 기반이 되는 중소개발사들이 살아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었으면 한다.

 

게임이 대작중심으로 흐르면서 자본력있는 일부 대형사들만 살아남으면서 오히려 벤처정신은 사라지고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벤처기업들이 많아야 게임의 저변이 확대되고 시장도 커질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벤처정신이 사라지면서 젊은 인재들이 하나같이 온라인 게임 업체로 몰리는 편식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산학협동을 맺고 대학생을 받아 드리려고 해도 대부분의 학생이 온라인게임업체로 갈려고 해서 교수들도 학생들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는 현실이다. 이러한 현상이 이어져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대학생들마저 온라인게임을 선호하면서 온라인 게임 업체 이외의 개발업체들에 대해선 눈을 돌리지 않고 아예 입사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정부의 지원도 예전과 같지 않다. 속도전을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속도감을 전혀 피부로 느낄 수 없다. 


벤처기업들이 살아가지 못하고 대형업체들만 존립하면 게임시장의 미래는 없다. 벤처 게임 개발사들의 역할을 새롭게 인식하고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면 우리 앞에 놓인 전대미문의 위기는 충분히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는 예나 지금이 변하지 않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긍정적인 인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우리가 부정적인 사고 틀에 갇혀 있을 때 게임업체인 닌텐도는 위와 위피트를 통해 새로운 게임의 세계를 열었다. 닌텐도는 이 게임을 통해 이미 세계시장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이처럼 게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환경을 만들어낼 수 있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인간은 호모루덴스 즉 놀이하는 동물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놀이와는 떨어져서 살 수 없기 때문에 게임시장은 영원할 것이다. 이제 새해에는 게임에 가졌던 부정적인 인식이 없어지고 벤처정신이 다시 타오른다면 1월1일자에 실린 일출광경의 사진처럼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원철린 가온게임즈 사장 crwo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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