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자금 600∼700억원대 달할 듯

글로벌 퍼블리셔 위한 M&A에 나설 가능성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강원랜드의 게임사업을 전담할 자회사가 내년 1월 설립된다. 이 회사의 운영자금은 자본금을 포함해 600∼700억원 규모로 자체 개발보다는 중소 개발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CJ나 SK 등 대기업이 게임사업에 직접 진출한 경우는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정부 투자기업이 게임사업에 뛰어든 다는 점에서 그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따라 정부가 직접 투자한 강원랜드의 자회사로서 이 업체가 게임업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랜드(대표 조기송)는 내년 1월 중 태백시에 하이원엔터테인먼트(가칭)라는 온라인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회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사업에 나선다. 특히 강원랜드는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글로벌 퍼블리싱 기업으로 육성한다는 원대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 회사는 일단 자체 개발 보다는 외부의 능력있는 중소 개발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퍼블리싱 사업도 병행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14일 강원랜드는 게임사업진출을 위한 연구용역 조사를 마치고 같은 달 27일 이사회를 통해 온라인 게임업체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는 강원랜드의 게임사업 진출을 위한 첨병으로서 개발은 물론 퍼블리싱 사업까지 담당하게 된다.

 

# 기업인수 통한 사업전개 유력

 내년에 설립되는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자금운영규모는 600억원에서 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대다수의 금액이 기존 업체 인수에 사용될 전망이다. 당초 강원랜드는 자본금 600억원 이상의 게임사를 설립할 예정이었으나 연구용역사업 결과를 통해 자체 인력 보다는 기존 업체를 인수해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따라 내년 1월 중 설립하는 하이원엔터테인먼트에 배치될 인력 및 납입 자본금도 최소한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적극적인 M&A를 통해 개발 및 퍼블리싱 인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태백시 강원랜드협력팀 한 관계자는 “강원랜드의 방침이 기존 업체 인수를 통한 게임사업 진행”이라며 “M&A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을 유동적으로 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랜드는 이와함게 하이원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게임포털 사업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목표인 글로벌 퍼블리셔로의 성장을 위해선 포털 사이트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이미 지난 3월 이사회를 통해 인터넷포털 사업을 추가, 이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 둔 상황이다. 특히 적극적인 M&A를 통해 다수의 라인업을 갖추려하는 점을 비춰 볼때 결국은 게임포털을 위한 준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 e시티 조성에 핵심 역할
 강원랜드는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설립을 계기로 당초 기획했던 E-CITY(e시티) 조성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강원랜드가 이처럼 게임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도 지난 2006년 발표한 태백 e시티 조성 사업에서 기인한다. e시티 사업 자체가 100만 평방미터 규모의 게임특화 도시를 설립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 핵심 사업이 바로 온라인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을 통한 게임사업 진출이다.


 강원랜드는 일단 하이원엔터테인먼트 설립과 함께 게임아카데미 및 콜센터(컨텍센터)도 설치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게임아카데미를 통해 지역 인재를 양성, 하이원엔터테인먼트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태백시와 강원랜드는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게임아카데미 강원도 분원을 태백시에 설립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에 있다. 또 게임관련 사업을 지원하고 외부 업체와의 협력 및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할 콜센터도 운영한다. 강원랜드는 이미 지난 10일 e시티 홍보관을 설치하고 관련 사업 내용에 대한 홍보 활동에 들어갔다.


 태백시 관계자는 “강원랜드의 게임사업 진출은 e시티 사업과 연계한 지역 활성화 측면이 크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게임아카데미 등을 통해 지역 인재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찻잔속 태풍’ 될 가능성도
 강원랜드의 게임사업이 본격화 됨에 따라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랜드의 게임사업 전략이 인수·합병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수의 개발사를 인수해 순식간에 업계의 주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원랜드의 게임사업 진출이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기존 대기업 중 게임사업에 진출해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특히 M&A를 시도한다고 해도 기본 투입 자금이 충분치 않아 큰 이슈를 만들지는 못할 것이란 의견이다.


 올해 일어난 게임업계 M&A 사례 중 가장 큰 이슈를 만들어낸 것 중 하나가 넥슨의 네오플 인수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넥슨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NHN으로부터 903억원을 주고 추가로 획득한 지분을 포함하면 2000억원 이상을 인수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강원랜드가 준비한 자금은 당초 하이원엔터테인먼트의 설립 자본금으로 책정돼 있던 600∼700억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규모 개발사를 여러 곳 인수할 수 있는 자금이긴 하지만 그 정도 자금으로는 확실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기업을 인수하기엔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강원랜드가 게임사업 진출을 발표할 당시 예측됐던 규모와는 크게 차이가 있는 듯 하다”며 “이미 한차례의 M&A 붐이 휩쓸고 지나간 만큼 현재 자금으로 성공을 바라볼 수 있을 만한 기업을 인수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강원랜드가 게임사업을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M&A 시도 보다는 이와 관련한 전문인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하고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칫 빈껍데기 업체를 인수하거나 인수에 대한 반발로 인한 인력 이탈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도 게임사업에 있어서 만큼은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하고 있다”며 “단순히 자금력만 믿고 도전하다가는 다른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실패의 아픔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tlim@thegames.co.kr

 


| 강원랜드의 게임사업추진 현황 |

 

2006년 3월 삼성경제연구소, 게임 등 6개 신규 사업 보고서 제출
2006년 5월 미래사업추진본부 신설, 게임사업 진출 의사 발표
2006년 10월 ‘태백 E-CITY 조성 사업’ 통한 게임사업 진출 전략 발표
2007년 8월 ‘E-CITY 조성 방향과 비전’ 컨퍼런스 통해 인수합병 전략 공개
2008년 3월 게임사업 진출을 골자로한 ‘E-CITY 조성 사업’ 추진 계획 이사회 승인
2008년 5월 ‘E-CITY 조성 사업 설명회’ 통해 법인 설립 발표
2008년 11월 14일 게임사업 관련 최종 용역결과 발표
2008년 11월 27일 이사회 통해 게임사 설립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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