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비관적인 예측이 잇다르자 금융권 뿐 아니라 대기업들이 돈줄을 틀어쥔 채 요지부동이다. 이른바 유동성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곳간문을 가둬 잠근 탓이다. 그러다보니 소비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채 제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소비시장이 돌아가지 않으면 제조업에 영향을 미쳐 종국에는 결국 자신들의 목을 죄고 말터인데, 나몰라라 하고 있다.


 정부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백화점식 정책만 남발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시장 반응이 이처럼 냉담할 수는 없는 일이다. 타이밍에 맞는 처방전이 나와야 하는데 너무 앞서거나 사후 약방문식으로 땜질 처방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되짚어 볼 일이다.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이런 일련의 움직임이 경제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큰 그림은 당연히 경제팀에서 그려야 한다. 하지만 밑그림은 부처 모두가 달려들어야 한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그룹 총수들을 사정하겠다고  칼을 들이대고 다른 한쪽에서는 경제를 살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재계에 고용과 투자 금액을 늘려 달라고 한다면 과연 그런 말들이 제대로 먹혀 들겠는가.


 한마디로 대한민국 경제의 향배는 5대 그룹의 의지에 달려있다. 솔직히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는 거의 드러났다. 지금은 수습단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삼성·LG  현대차  SK 등 5대 그룹이 먼저 나서 경제를 풀어 나가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  까닭은 5대 그룹 움직임에 모범 답안이 있다고 믿는 기업인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솔직히 잘 나간다는 기업들 마저 그들만 쳐다보고 있는게 경제계의 현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들의 마음을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게임계도 예외가 아니다.중소 개발사들은 유동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주요  메이저들이 환율과 수출 다변화의 노력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한 메이저 퍼블리셔는 올 수출목표를 이미 초과 달성한 데 환율 급등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불황에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게 콘텐츠, 특히 게임이라고 했던가.

 

 나라경제가 어려우니까 드러내 놓고 말은 못하고 있지만 게임계의 움직임은 말 그대로 정중동이다. 1930년대 미국 공황을 통해 비로소 산업이란 발판을 마련한 미국 영화계처럼 절호의 기회를 맞이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할 메이저들이 차일피일 시간만 소일하고 있다. 이때쯤이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거의 마무리해야 하는데 주요 메이저들이 뒷짐만 지고 있는 것이다.

 

 내막을 알아보니 게임계가 경제 기류를 살펴보고 따라 가야지 앞서 갈 수 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또 괜히 앞서 가다가 잘난척 한다고 괘심죄에 걸려드는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타업종에 비해 피해의식이 남다른 게임계의 심정을 들여다 보면 그럴만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는 점이다. 오히려 최전선에 나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칠 때라는 것이다.


 경제 불황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함수관계는 아이러니하게도 희비의 쌍곡선이다.경제 호황일때 보다 불황일때의 성장률이 훨씬 뛰어나다. 대중 문화를 향유하려는 기류도  두터워진다.

 

 킬링타임을 즐기려는 계층이 불황기때 더 확대된다는 의미다. 예컨대 포켓머니의 규모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향유 저변은 비약적으로 확대, 증가함으로써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이게 바로 미국 영화산업의 성장사다.


 대기업들이 솔선수범해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 정부 정책도 이쪽으로 모아져야 한다고 본다. 더불어 게임계도 이를 계기로 재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여 한다.


 그것은 눈치보기가 아니라 다름아닌 솔선 수범의 공격적인 경영이다. 그렇게 해야 시장에서의 반응도 이끌어 낼 수 있고 이를통해 고용도 증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이 경색될까 봐 서로 가둬버리면 자칫 공멸할 수 있고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한번 고개를 숙인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선 갑절의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단계에 들어서기 전에 창조적이고도 공세적 경영을 해 나가야 한다.


 경제 살리기는 글로벌 시장의 향배도 그것이지만 우리의 의지와 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nmo@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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