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 후, 필자는 50대가 돼있을 것이고 이 글을 읽는 사람도 중장년의 나이가 돼 있을 것이다. 한국 온라인 시장이 20년 후에도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우리는 어떤 작품을 하고 있을까. 지금처럼 신작 MMORPG를 해보려고 기대하고 있을까. 새로운 캐주얼 게임의 귀여운 캐릭터를 보며 웃음 짓고 있을까. 상대를 저격하기 위해 마우스를 잡고 숨을 고르고 있을까.


 얼핏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 것도 같지만 2028년에는 우리도 중년의 나이다. 한국 게임 이용자의 39.3%를 차지한다는 20세에서 35세 유저가 40대 50대 아저씨, 아줌마가 되는 것이다. 자녀가 있을 것이고, 소득은 더 늘었을 것이고, 무엇보다 세상이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세대구분이 완전히 없어졌을 것이며 현재 게임보다 조금 앞서는 여가 소비재인 영화보다 게임이 더 좋은 여가 소비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산업은 그 사회의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따라 그 흐름이 달라지게 되는데 우리 게임업계는 과연 20년 아니, 짧게는 10년 더 짧게는 5년 뒤를 보고 준비하고 있을까.


 지금 온라인 게임은 대부분 젊은 세대가 소비자인 구조다. 하지만 현재 게임인구가 사회의 기성세대로 성장해 나가고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로 급속히 변화해 나가는 미래를 예상해 볼 때 온라인 게임은 분명 중년층 이상까지 아우르게 될 것이다. 유년기에 좋아하던 게임과, 청소년 때 좋아하던 게임, 장년층이 되어서 좋아하는 게임, 중년에 좋아하게 될 게임, 노년에 하면 좋은 게임이 우리사회는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는 인구통계적 변화에 따른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다. 20년 후에 온라인 게임시장이 존재하는 것이 가정이 아닌 현실이 되려면 업계가 인기 있는 하나의 장르가 아닌 다양한 세대가 즐길 수 있는 건강한 작품들을 생산해 내야 한다.

 

 비록 지금 치열한 경쟁과 변화 속에 당장 오늘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온라인 시장을 만들어낸 한국의 성장이 청소년기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긴 호흡으로 중·장년기를 준비해야 한다. 흰머리 아저씨가 되어서도 아이와 같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

심희규 제이씨엔터테인먼트 퍼블리싱개발팀장 hgsim@joycity.com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