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를 비롯해 현대·LG·삼성 등 주요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약속이라도 한듯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대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3.5%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참여정부 초기인 200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7% 성장을 호언했던 실용정부의 ‘公約’은 그야말로 ‘空約’이 됐다.


 금융 위기가 실물 경제 부진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음이 데이터로 입증된 셈이다. 기업들은 아예 “성장률이 3%를 밑돌 것”이라며 더 보수적으로 본다. 하지만 경기가 나빠도 잘 나가는 업종은 있게 마련이다. 최근 게임산업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임산업은 경기가 부진할 수록 오히려 빛을 낸다. 경기 변화에 둔감한 특수성이 이유겠지만, 대표적인 성장산업이기에 더 그렇다. IMF 당시에도 게임산업은 호황을 누렸다. 우리 경제가 5% 안팍의 저성장 기조를 보일때 게임산업은 30% 안팎의 초고속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질 수록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게임이 여가 선용 수단으로 각광받기 때문인 것같다. 아이러니하지만, 실업자가 늘면 게임 이용률이 늘어난다는 통계도 있다. 대부분의 업종이 내년도 경기전망에 ‘빨간등’이 켜졌지만, 게임만큼은 여전히 ‘녹색등’이다. 두자릿수 성장이 무난할 전망이다. 게임수출은 내년에도 급증할 것이 확실시되며, 무역흑자폭도 커지는 추세다.

 
 그런데도 게임산업에 대한 정책 당국의 마인드는 여전히 회의적이고 시각은 삐딱하다. 불황에 더 빛나는 산업적 가치는 무시하고, 역기능만 주시한다는 비난이 늘고있다. 최근 불거져나온 각종 규제 정책만 봐도 그렇다. 어두운 우리 경제에 작지만 한가닥 희망의 빛을 계속 보내주는 게임산업에 대해 정책당국이 제대로된 예우를 해줘야할 때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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