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미국 44대 대통령에 민주당 오바마 후보가 당선됐다. 미국 사회는 지금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다. 주류 사회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새로운 변화와 그 가치의 필요성을  부르짖은 오바마 당선자에게 힘을 몰아줘야 한다는 쪽으로 모아지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당선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인종 차별이 유별난 미국에서 민주당 첫 흑인 대통령 후보로 나섰다는 점, 그리고 흑백 대결이란 우려를 불식시키고 상대인 공화당 매케인 후보를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는 결손가정에서 성장했고, 한때 미국을 떠나 인도네시아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그 때문인지 대통령 후보로 나선 이후 줄 곧 아시아 지역민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그의 아버지 고향인 케냐에서는 압도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으며 선거를 치렀다. 그에 대한 큰 관심사는 흑인뿐 아니라 히스패닉 계열의 이민자와 아시아 출신 등 소수 민족들이 더 뜨거웠다. 우월적 힘을 앞세우며 지배적 태도를 보인 부시 정권과 그의 추종자들에게 환멸을 느낀 탓이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반등한 반면, 뉴욕 증시는 오히려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쾌재만 부를 일이 아니다. 이 대목에서 우리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은 차기 오바마 정권이 그리 녹록치는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미 그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재정적자의 장기화를 코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다 집권에 성공한 민주당은 서민과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당이다. 따라서 보호 무역주의를 표방하고 나설 개연성이 높다. 이렇게 될 경우 각국과의 통상마찰, 특히 한미간 통상 대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를 비롯한 지적 재산권 보호기간 연장 문제는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지적 재산권 공세는 비단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공화당 정권때 보다 민주당 정권때가 더 집요하고 날카로웠다. 클린턴 정권 때에는 스크린쿼터 철폐 여부로 온 나라가 시끄러울 지경이었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카터 정권 때도 그랬다. WTO(세계무역기구)의 모태가 되는 우루과이 라운드를 주도하다 시피했다. 이른바 지적재산권 분야를 서비스 업종에 묶고 이를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교역대상의 감시 품목으로 지정해 버린 것이다.


 게임업계에 대한 과세 특례가 현실적으로 봉쇄된 배경도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장 게임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 다행스럽게도 미국시장이 콘솔 중심의 수요를 보이고 있는 데다 우리의 주력분야인 온라인 게임의 경우 여전히 미완의 시장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영화시장 만큼의 비중을 차지할 경우 미국측의 반응이 그대로 미온적 상태를 유지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특히 영화분야는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미국 경제가  파탄 지경에 달해 있고  오바마 정권은 이를 재건해야 한다는 절체 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말해 경기부양책 추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를 놓고 보면 게임을 포함한 콘텐츠 산업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미국이란 거대시장에서 끔틀거리는 움직임을 보여야 선순환 구조가 풀리고 세계경제가 숨을 돌릴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에게 지구촌 사람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다름아닌 이 때문이 아니겠는가 싶다. 지레 겁을 먹고 움츠려서는 안되겠지만 철저한 사전준비는 필요한 덕목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의 경제 살리기를 위한 포석과 앞으로의 대외 통상정책을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관심거리가 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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