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인가 게임하면 온라인 게임을 말하는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플랫폼을 기준으로 분류해 보면 국내에는 온라인 외에도 PC패키지, 콘솔, 모바일이 있고 또 어린시절 오락실에서 한번쯤은 해봤던 업소용게임이라고 일컬어지는 아케이드 게임이 있다.


 아케이드 게임은 2004년까지만 해도 국내시장규모 면에서 5000억원이 넘고 게임장 영업까지 합치면 1조3000억원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시장이었다. 당시 국내 게임시장이 총 3조원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국내 게임산업 규모의 거의 절반이 아케이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물론 그 후로도 더욱 발전하기는 했으나 2006년 상품권의 배출로 인한 피해가 일어나고 ‘바다이야기 사태’ 등의 사건이 터지면서 아케이드 산업은 몰락하기 시작했다.


 2007년 기준으로 보면 시장규모가 겨우 350억원, 게임장의 영업까지 합쳐야 870억원에 불과하다. 2007년 국내시장규모가 5조원이 넘는다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아케이드 게임은 이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채 2%가 안 될 정도이니 하나의 산업으로서의 의미마저 완전히 붕괴한 것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그러면 이제 아케이드 게임은 버릴 것인가. 지금처럼 과거의 악몽이나 피해가 두려워 규제 일변도로 간다면 아케이드 게임산업은 다시 성장할 길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출이라는 것 하나를 예로 생각해 본다면 아케이드 산업은 아직도 희망이 있다.


 작년의 경우 온라인 게임이 수출의 90%를 차지하지만 아케이드는 PC패키지나 콘솔보다 많은 2200만 달러를 수출했다. 과거에는 더 많은 수출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또 아케이드 산업은 관련장비나 기기 등에도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다. 아울러 아케이드 게임이 성공하면 게임장의 개설 등에 따른 고용효과 또한 매우 크다. 세계시장(923억달러)을 기준으로 본다면 온라인 시장(70억달러)에 비해 아케이드 시장(327억달러)은 전체 게임시장의 35%를 차지할 정도다.


 우리나라가 현재 주력으로 삼는 온라인 게임이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있긴 해도 아케이드 시장의 규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나라 아케이드 산업이 육성되었을 때 수출할 수 있는 해외시장이 온라인 시장보다도 5배 정도로 크며 개척할 수 있는 해외시장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럼에도 우리는 2006년의 악몽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게임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이야기는 있어도 아케이드 산업을 육성하자는 이야기는 접하기가 힘들다.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 지금 어려운 이 시기에 가만히 있기보다 미래를 위해 좀 더 일찍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이 아케이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적기일 수 있다는 점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정부와 함께 새로운 비전 위에서 아케이드 산업육성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법률부터 개정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기반을 먼저 만들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게임장을 건전한 미래 가족문화공간으로 육성하여 나가자는 기본 합의하에 출발한다면 과거처럼 피해를 줄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규제하거나 아케이드 산업과 별개의 것으로 처리하는 대신에 미래 가족 문화 공간으로의 육성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또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감으로써 산업육성에 필요한 새로운 기반을 구축하여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케이드 산업육성에 필요한 개발인력 양성이나 해외수출 등에도 힘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런 제도개선, 인력양성과 더불어 산업체에 대한 지원제도를 만들고 나아가 이제 아케이드 게임이 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산업이 아닌 미래 가족문화를 선도하는 산업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아나가도록 홍보해야 한다.

 

 이제 과거의 악몽을 떨치고 미래가족문화의 선도 산업으로 아케이드 산업을 육성하여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김창배 우송대학교 교수 game21c@dreamwiz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