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미국의 금융 파탄으로 비롯된 세계경제의 침체가 향후 1∼2년간 계속될 전망이 잇따르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찌하다 이 지경에 이르렀을까 싶지만 현실은 이렇게 우리의 코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내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3%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이 수치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가 기침을 하면 한국경제는 감기에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대한민국의 경제 구조와 산업 체질 등을 감안하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정부가 이에따라 세수 절감 등을 통한 민간 부양책을 검토하고 정부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조기에 착수키로 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정부 발표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수요 견인을 위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만큼 시장 정서가 경색돼 있다는 방증이다. 일례로 지난 IMF 사태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게임계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출도 그 것이지만 내수의 향배가 예측을 불허하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일부 업체에서는 긴축경영 방침을 세우고 내핍 생활을 준비중이고 아예 내년도 사업계획에서 개발 프로젝트 부문을 제외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경기흐름과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상관 관계를 살펴보면 참 재밌는 현상을 발견하게 된다. 예컨대 순조로운 경기 때보다 침체기 때 엔터테인먼트산업이 더 빛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미국 영화산업을 보면 1930년대 불어닥친 대공황을 계기로 한단계 점프하는 기회를 잡았다. 오히려 재정 적자에서 벗어나 호조를 보일때 영화산업은 위축됐다. 콜럼비아 MGM 등 주요 영화 메이저사들이 외국기업에 매각된 시기도 이때 즈음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산업이 외국영화의 우산에서 벗어난 시기가 90년대 중후반 즘이었고, IMF 사태를 맞아서는 되레 승승장구했다.


 게임산업도 비슷하다. 90년대 중반 발표된 ‘바람의 나라’‘리니지’ 등이 비로소 토대를 닦은 시기가 다름아닌 IMF 때였다. 아니러니컬하게도 경기가 숨통이 트인다고 할 때 게임 수요는 오히려 줄어 들었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은 포켓머니사업에 자주 비유된다.말 그대로 부모들로부터 얻어낸 젊은이들의 용돈에 의해 움직이는 산업이라는 뜻에서 나온 말이다. 따라서 수요의 향배는 젋은이들의 선호도와 선택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때문에 그 흐름이 어느쪽으로 쏠릴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용돈의 규모가 줄어들고 이곳 저곳 쓸때가 많아진 젊은이들의 이탈이 두드러져 게임의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IMF 때와는 달리 통신비 지출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생겨, 이를 계상할 경우 게임계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반면  A사의 한 관계자는 게임 수요에 대한 긍정론을 얘기했다. 이 관계자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영화산업과는 달리 게임계는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낙관론을 폈다. 그의 말을 빌면 경기침체로 인해 포켓 머니 규모자체는 감소하겠지만 실직으로 인한 30∼40대 주변인들의 수요가 늘어나 활황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것. 그는 불황기나 공황 때 늘 주변인들의 유입이 증가했고 그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도약했음을 그 근거로 꼽았다.


 더욱이 게임은 상대적으로 충성도가 높고 커뮤니케이션 등 집단적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경기침체가 게임계에 결코 악재가 아니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를 종합해 보면 게임의 수요와 신규 수요 창출은 주변 여건보다는 게임계의 의지와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괜시리 경기가 어렵다고 하니까 지레 겁을 먹고 위축되거나 목청을 낮출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오히려 더 공격적인 경영이 필요하고 그같은 전략이 더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내수부양의 책임이 정부에만 있고 그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면 넌센스다. 전 산업계가 함께 동참하고 노력해야 수요를 일으킬 수 있다.


 게임계가 최근의 경기 흐름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몸을 움츠리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투자를 늘리고 힘을 한데 모을 시기다. 쏟아지는 장대비가 두려워 논둑을 돌보지 않으면 더 큰 화를 자초할 수도 있기 때문이란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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