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8살 아들, 5살 딸을 둔 아빠이자 학부형이다. 첫째가 초등학교를 들어간 이후 ‘아빠가 게임회사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아들 친구들로부터 ‘게임 아이템을 달라’ ‘레벨을 올려달라’는 등의 ‘귀여운’ 부탁을 종종 받곤 한다. 물론 필자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작품이 아닌 이상 그런 부탁들을 들어줄 방법은 없다.


 학부모가 되고 보니 두 가지 고민이 생긴다. ‘왜 부모들은 자녀들이 게임 하는 것을 싫어할까’와 ‘그렇다면 안심하고 아이들이 즐길만한 게임이 있는가’라는 것이다. 이런 질문만 놓고 보자면 필자도 ‘부모’로서 별로 할 말이 없는 입장이다.


 필자의 경우 주말에만 하루 한 시간씩이라는 원칙을 정해놓고 자녀들이 게임을 즐기게 하는데 이 역시 부모로서 자녀의 선택을 제한하는 것이어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포함돼 있다. 더욱이 게임에 빠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를 주변에서도 자주 본다는 점에서 업계 전체가 ‘중독성’이라는 게임의 요소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필자는 두산베어스의 팬인데 초등학교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야구장에 가서 어린이회원으로 가입했던 것이 시작이었다. 아마도 필자와 같은 또래 중에는 이런 추억을 갖고 있는 이가 많을 거라 생각한다. 그때부터 종종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에 응원을 가곤 했고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같은 팀을 응원하고 있다. 부전자전인지 필자의 자녀도 두산베어스의 팬이 돼 함께 응원을 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워낙 어려서부터 학원에 휘둘리다 보니 놀 시간이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어른들이 어렸었던 시절부터 무려 20∼30년이 지났는데도 오히려 그 때보다 아이들의 놀거리는 더 없어지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게임’이라는 산업이 하나의 훌륭한 ‘놀이 문화’로 자리 잡아서 필자가 할아버지가 되었을  때 쯤엔 손자 녀석을 무릎에 앉히고 신나는 마음으로 함께 게임을 즐기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우리 업계 모두가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김용대 엔트리브소프트 시너지전략실장 golo@ntree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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