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미국발 경제위기가 전 세계 금융시장을 공포의 도가니 속으로 몰아 넣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선진 7개국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마련에 나서고, 한 중 일 등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여전히 냉랭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제2의 IMF’ 위기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그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지만 그 목소리를 줄이기에는 벅찬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대기업과 종합 금융사들이 환율 재미를 보기위해 달러 사재기에 나선 것이 확인되면서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에 의해 촉발된 미국의 금융권 위기도 실은 모럴 해저드에서 비롯됐다. 자신들만 재미보면 그만이라며 경쟁적으로 대출을 남발했고 끝내 그 족쇄가 부메랑이 되어 자신의 목을 채운 것이다. 그도 모자라 일부 경영층들은 회사가 어찌되든 자신들의 배만 채우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천문학적인 연봉과 스톡옵션을 챙기는 등 ‘돈의 향기’에 빠져 들었다. 그러고 보면 미국 금융권의 파산은 사필귀정이란 생각이다.


 관건은 미국발 경제 위기를 어떻게 지혜롭게 헤쳐 나갈 것이냐는 점이다. 위기설이 잇달으면서 투자위축 현상이 뚜렷히 나타나고 있고 내수 시장은 꽁꽁 얼어붙는 등 우리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돈줄은 막힐대로 막혀 전혀 돌지 않고, 그 현상은 외연을 점차 확대해 가는 모습이다.


 게임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 게임개발사의 경우 작품개발 일정을 연기키로 하는 등 관망 자세로 돌아섰고 다른 한 게임 개발사는 아예 신작 개발을 포기했다.


 문제는 이러한 움직임이 산업계 전반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게임 개발사의 임원은 “지금처럼 자금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상당수 중소 게임 개발사들이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며 자금 경색을 크게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 여유가 있는 게임 퍼브리셔들이 곡식 창고의 문을 열어야 하는데 꼭꼭 가둬 두는 형국이니 해 볼 재간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한 게임 개발사는 A라는 퍼블리셔로부터 투자약속을 받았으나 최근의 경기 상황으로 말미암아 모든 계획이 백지화 됐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이에대해 “퍼블리셔로부터 일방적인 계약 파기 통보만 받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를 종합해 보면 산업계의 선순환 구조가 이미 삐꺽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럴 때일수록 고통 분담을 함께한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한 데, 자신의 몸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자신들만 버티고 있으면 될 것이란 믿음은 착각이다. 게임 개발사가 받쳐주지 않는 퍼블리셔는 마치 숲과 나무가 없는, 흉한 꼴의 민둥산의 그것과 다름 아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할 수 있다면 백짓장도 함께 들고 같이 뛰어야 할 때다. 그렇게 하지않으면 그 작은 물의 흐름으로 인해 둑이 무너질 수 있는 화를 불러 들일 수 있다.


 한 구두쇠 영감이 전재산을 털어 금덩어리를 만들어 밭에 묻어뒀다. 그리고 매일 같이 그 금덩이를 확인하기위해 밤마다 밭에 다녀왔다. 그러다 도둑에게 그 모습을 들켜 결국 금덩어리를 잃고 말았다. 구두쇠 영감은 친구에게 울먹이며 이런 사실을 말해 주었다. 그러자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땅에다 묻어두었던 것이니 어차피 자네에게도 쓸모 없었던 것 아니겠나.” 이솝우화 가운데 구두쇠 이야기편이다.      


 작금의 경제상황은 가둬둘 때가 아니라 풀어야 할 때다. 또 그만한 역할과 수범을 보여할 곳은 다름아닌 게임 퍼블리셔들이다. 곡식을 묻어둬선 아무 쓸모가 없다. 자신만 생각하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화를 초래해 선 곤란하다. 경제위기, 산업계의 위기 대처법은 결코 먼 곳에 있지 않고 가까운 우리 주변에 있다. 그 것은 함께 하는 것이다.


 그래도 자신만 살겠다고 창문을 틀어쥐고 밤을 지새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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