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게임스 모인 편집국장] 톱스타 최진실씨 자살사건은 우리 사회에 여러가지 시사점을 안겨준다. 그 한가지는 생각없이 써 내려간 악성댓글(악플)이 고귀한 생명을 앗아갈수 있다는 점이다. 측근들에 따르면 최씨가 일부 누리꾼들의 터무니없는 악플로 인해 크게 상심하고 심적 고통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최씨는 중압감을 못 이기고 그런 누리꾼들을 향해 “너무나 서운하다”며 끝내 목숨을 끊었다.


 악플의 희생자는 또 있다. 지난해 1월 가수 유니씨는  ‘성형미인’ ‘인조미인’이란 악플에 큰 충격을 받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한달 뒤엔 탤런트 정다빈씨가 성형수술 괴담에 시달리다 결국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실제로 인터넷 공간에서 퍼지는 괴담은 ‘아니땐 굴뚝에서 연기가 나겠느냐’는 속담에 기대어 그럴듯 한 ‘진실’로 포장되기가 일쑤다.


 또 한가지는 잇단 베르테르 효과에 대한 우려다. 괴테의 순정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가 로테와의 비극적 사랑을 비관해 권총 자살한 것에 유래한 ‘베르테르 효과’는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층에 적지않은 영향을 안겨준다. 특히 스타들을 중심으로 베르테르 현상이 이어질 경우 그 미치는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한가지는 그 쓰레기 같은 악플에 이를 악물고 견딜 수 없었느냐는 점이다. 최씨의 경우 팬들로부터 ‘매력적인 억순이’로 통해 왔다. 성장 과정도 그렇고 그의 스타로서의 삶도 그랬기 때문이다. 팬들은 그의 그같은 치열함과 열정을 높이 사 왔다. 그런데 그 우상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역설적으로 오죽했으면 그랬겠느냐는 안타까움이 크다. 그렇지만 그럴 수록 삶에 대한 애착을 갖고 더 몸부림 쳤어야 옳았다.


 낮은 데를 향해 옮겨 앉으려는 용기와 노력이 있었으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기 마련이다. 그 과정이 찰나냐 아니면 연착륙이냐의 정도 차이일 뿐이다. 머무를 생각보다는 내려 올 준비를 차곡차곡 했다면 악플도 이겨낼 수 있었지 않았겠나 싶다.


 그리고 던져 버리는 것이다. 비행기가 위급 상황에 빠져 비상 착륙을 시도할때 제일먼저 준비하는 건 탱크 기름을 상공에서 모두 소진하는 일이다. 위험물질이기도 하지만 기체를 가볍게 하기 위함이다. 버림으로써 얻어지는 건 다름아닌 고귀한 생명이다.


 최근 인기 가수 장나라가 중국 쓰찬성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써달라고 성금을 내놨다. 그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런 그녀가 던진 말은 “돈도 좋지만 이웃을 위해 돈을 쓰는 게 더 좋다”고 했다. 물질을 가둬두고 자신을 위해 쓰는게 아니라 남을 위해 쓰는 게 돈이란 말이었다.


 미국 할리우드가는 연말 께 쯤 되면 스타들의 잇단 자선 바자회가 열린다. 그리고 그들은 이날 팬들에게 인사도 하고 행사에서 얻어진 수익을 사회에 환원한다. 대 스타들은 기회가 주어지면 아낌없이 성금을 내 놓는다. 세제 방식이 우리와 조금 다른 탓도 있긴 하지만 그들은 그게 자신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우상시 되는 스타이기도 하지만 자신들도 사회의 한 일원이라는 점을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엔터테인먼트계가 이번 최씨 사건을 계기로 사회에 스며드는, 연착륙의 비행을 나름대로 제도화하면 어떨까 싶다. 가수 김장훈 처럼 훨훨 벗어 버리니까 그가 바라는 ‘영혼의 자유인’이 되지 않았을까.


 문득 게임계, 그리고 한빛소프트의 김영만 회장이 생각났다. 게임계의 스타이자 산증인인 그가 잇단 흥행 실패로 이선으로 물러나고 끝내는  회사를 넘기는 아픔을 안았지만 그는 아깝거나, 자신이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돈과 명예 보다는 산업계에 한빛을 남기고, 게임계에 일할 사람을 키웠다는 데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오로지 흥행과 물질에 함몰돼, 키작은 데를 바라보지 못하고 베푸는 것에 인색한 일부 게임업체들엔 금과옥조와 같은 말이다. 때가 되면 내려올 줄도 알아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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