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교육기관이 너무 많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일반 학원은 물론이고 전문대학, 대학교, 대학원은 물론 고등학교까지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기관들은 모두가 게임회사에 다니면서 게임을 만드는 직업인으로서 성장하도록 훈련하는 교육기관일 뿐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온다. “이 잡지가 쓸모 없는 잡지로 보이는가. 시골 소년으로 하여금 축구 연습도 빼먹으면서 몰래 재봉질을 배우도록 만드는 위대한 책이 아닌가” 하는 대목이다.  생각이 다른 사람도 있겠지만, 한 어린이로 하여금 인생의 갈 길을 선택하도록 도와주고 숨은 재능을 발견할 기회를 줄 수 있는 책이라면 분명 위대한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다 자란 성인을 데려다 교육하면서 전문인력을 만들겠다고 하고 있지만, 정작 초등학생이나 유치원생은 갈 곳이 없다. 게임교육기관에서 제대로 된 게임교육을 받으려면 적어도 고등학생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제 중학생, 초등학생, 유치원생은 어디 가서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들을 게임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일을 하도록 하는 직업인으로서의 게임개발자를 만드는 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게임에 대한 올바른 생각을 심어주고 게임에 대한 포부를 갖도록 하거나 게임에서 숨은 재능을 발견하고 이를 연마할 기회를 주는 단기적인 교육은 가능할 것이다.


 초등학생들을 기준으로 설명해 본다면 이들은 공부를 제외하고 노는 시간에 제일 많이 하는 것이 게임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게임교육의 현실은 어떤가. 온라인 게임에서의 언어예절을 가르치는 정도가 아닐까. 이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게임을 유용하게 활용하며 같이 어울려 놀며 게임은 어떻게 만들며 등등. 게임의 개발이나 사회적 기능에 대하여 체계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단순히 게임을 하면 공부에 방해가 되고 심지어는 나쁜 것이라는 주입식 교육만을 일삼지는 않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게임이 갖는 사회의 의미나 역할, 기능 그리고 게임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게임개발과 이용에 따른 산업적 중요성에 대한 교육이 같이 이루어지고 실제로 게임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현장체험교육까지 이루어진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 있는 교육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교육을 학교에서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같이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의 관점에서 대화하고 교육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실제로 하드코어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나 ‘리니지’ 또는 ‘스페셜포스’ ‘카운터스트라이크’ 같은 게임을 하기도 하는데 ‘테트리스’ 같은 고전게임이나 캐주얼게임만 가지고 아이들과 대화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게임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 교육기관의 하나로서 연수원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이 연수원에는 일종의 숙박시설과 게임을 개발하고 만들어 볼 수 있는 교육시설, 게임과 관련된 상담시설 등이 필요할 것이다. 게임 교육이외에도 야외 수련시설, 놀이시설 등이 필요할 것이다.


 자세한 시설이나 프로그램에 대하여 말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여기서는 우선 왜 그 교육기관이 연수원 형태가 되어야 하는 가하는 점만 설명하고자 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학교에 다 게임과 관련된 교사나 교실을 둘 수 없고, 교육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교육의 질이나 시설, 그리고 교육환경을 위해 연수원이 적합하다는 점이다.


 문제는 아이들이 연수원에 접근이 가능해야 하는데 접근하는 방안은 학교에서 수행하는 체험학습, 수학여행 등 정규 교육 과정 이외의 시간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학교마다 체험학습이 한 학기에 1회 이상은 이루어지고 있다. 실제 초등학생들이 수행하는 체험학습을 살펴보면 어드벤처활동, 일반수련활동, 전통체험 교실 , 과학교실, 경제체험 등 주제가 있는 색다른 일일 현장 체험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게임과 관련된 체험학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그래서 연수원이 꼭 필요한 이유이며 체험학습과 연계하여 운영한다면 게임연수원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교육기관으로 설 수 있을 것이다.


 

김창배 우송대학교 교수, game21c@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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