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은 화려한 겉보기와 달리 외로움과 기다림과의 싸움이다. 일례로 ‘프리스톤테일’ 계약 차 방문했던 브라질에서는 체류기간 동안 호텔에서 사실상 감금상태로 머문 적도 있었다. 도난사고를 비롯한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는 브라질에서 낯선 이방인이 거리를 돌아다니는 것은 불가했고, 브라질하면 떠오르는 멋진 해변의 미녀들과 축구 경기는 구경조차 못했다. 그렇게 며칠을 꼬박 호텔에서 머물면서 현지 바이어와 상담하는 것도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호텔에서 감금상태로 지내면서 어렵게 설득한 바이어로부터 답변을 기다리는 그 시간이 정말 1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중국, 일본, 미국 등 온라인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국가가 아닌 다른 국가를 방문할 때는 걱정부터 앞선다. 아마 그때의 외로움과 기다림에 대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외로움과 기다림을 함께 할 동료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온라인게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수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바이어를 설득하는 ‘수출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초기 국내게임시장은 만들면 팔리는 이른바 ‘판매자시장’이었다. 이에 따라 작품을 개발하기 위한 개발자가 최우선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반면 지금의 시장은 공급 과잉으로 인한 ‘구매자시장’이다. 구매자가 결정권을 쥐고 있을 뿐 아니라 여기에 각 업체간 개발력도 엇비슷해지면서 구매자에게 작품을 알리는 일이 중요하게 됐다. 즉 만드는 사람 보다 파는 사람이 더 중요하게 된 것이다.


 최근 들어 각 업체가 마케팅에 집중하는 것도 이제는 만드는 것보다 파는 것에 대한 고민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에도 불구 영어, 중국어 등 현지어에 능통한 ‘수출전문가’는 부족하다. ‘수출전문가’는 단순히 외국어에만 능통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잘 한다고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각 국가별 전략수립에서부터 국가별 계약조건, 현지 문화, 상담 기술 등 전반적인 프로세서를 몸으로 익히고 있어야만 한다. 이제라도 ‘수출전문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박재우 예당온라인 사업본부장 lastman@yd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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