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가 신임 대표이사로 권행민 KT 전무를 선임하면서 전 대표 구속에 대한 파장을 차단하고 경영 정상화 채비에 나섰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통신시장에서 작은 리더십 공백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절박함에서다.



 ‘권행민 호()’ KTF에는 3세대(G)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이미지 개선과 신뢰 회복이라는 선결 과제가 주어졌다. 이를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우고 KT와의 합병이라는 ‘대업’을 잡음 없이 마쳐야 한다는 부담도 안게 됐다.



 ◇권행민 신임 대표이사 선임



KTF는 지난 4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로 KTF 비상임이사이자 KT 그룹전략CFT장인 권행민 전무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권 신임 대표이사는 전남 광양 출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KT에 입사한 이래 경영진단팀장, 민영화기획팀장, 재무실장 등을 역임했다. 조영주 전 사장의 임기인 내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이번 신임 대표이사 선임은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한 것으로, 2주 이상 대표이사직이 공석일 경우 상법상 저촉을 받기 때문에 연휴 중 임시 이사회를 통해 선임 절차를 밟은 것이다.



 권 대표이사는 ‘소유와 경영 분리’라는 모토 아래 KT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기획했고 지난해 12월부터 KT 그룹전략CFT장을 맡아 KT-KTF 합병 준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새 KTF 수장의 적임자로 평가된다.



 KTF 정관 상 대표이사는 등기이사 중 선임해야 한다는 규정 아래(외국인 배제) 서정수 KT 부사장과 권 신임 사장이 논의 선상에 올랐다. 하지만 서 부사장이 KT의 경영 전반을 관장하고 있는 만큼 권 대표이사가 낙점된 것으로 보인다. 또 납품비리 관련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남중수 KT 사장과 서 부사장의 연결 고리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뢰 회복과 합병 추진 관건



권행민 체제의 KTF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과제는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이다. KTF는 전 사장 구속으로 기업 가치가 훼손되면서 주가가 지난 22일 하루 동안 4.1% 하락한 바 있다. 신뢰 회복은 3G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대표이사는 “올 경영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할 것”이라며 “조직 개편과 경영 쇄신을 추진해 주주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KT와의 합병 추진 속도에 있어서는 신중론이 부각되고 있다. 당분간 합병보다는 경영 정상화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점쳐진다. 국정감사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KTF의 납품비리가 핵으로 부상할 수 있는 데다가, 과거 경영진의 도덕성이 타격을 입으면서 여론 역시 부정적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이사회에서 경영에 대한 전권을 부여한 만큼 권 대표이사는 이르면 월요일 경영 구도에 대한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부임할 것인지, 아니면 KT의 전무를 겸임하면서 사장 직무대행을 둘 것인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선 사장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나 사장 임기가 5∼6개월밖에 남지 않은 점과 KT 그룹전략CFT 전무의 역할론을 감안하면 직무대행 체제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신문 황지혜기자 goti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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