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옛 말이 있다. 세월이 흘러 처지가 바뀌어도 ‘초심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뜻이 담겨있다.


 서두에 이 말을 꺼낸 것은 퍼블리셔 A사 때문이다. A사는 과거 어려웠던 시기의 초심을 잃고 부의 맛에 심취해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 호사가들의 괜한 우려와 걱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A사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나 평판을 볼때 찰나의 초심 상실이 해당 기업뿐 아니라  게임 산업계 전체에 상당한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 게임 시장 형성기부터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갑’과 ‘을’로 규정되면서 숱한 병패를 낳았고 잡음 또한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2005년 이후 퍼블리셔가 대거 늘어나면서, 역으로 개발사의 중요도와 위상이 높아졌다. 퍼블리셔 역시 성숙해지면서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관계가 상호 윈윈하는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A사는 개발사에서 출발해 천신만고의 역경을 딛고 퍼블리셔 반열에 올라섰다. 모두들 A사의 성공 스토리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최근들어 A사 주변에서 이상한 소리와 잡음이 들린다. 퍼블리셔로써 부와 권력을 거머쥔 A사가 이번에는 ‘절대 갑’의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영세 개발사를 운영했던 시절,  A사의 대표는 퍼블리셔들의 횡포를 받으면서 ‘절대 갑’을 신랄하게 비난한 바 있다. 그는 “나중에 성공해서 퍼블리셔의 위치에 올라서도 절대 이렇게 행동하지 않겠다”며 다짐을 하기도 했다.


 그런 A사가 초심과 과거의 다짐을 잊고 과거 퍼블리셔들의 악행을 답습하며 개발사의 목을 죄고 있다. 성공한 이상 과거는 잊어 버리고 싶은 상처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될 것도 있다. 개발사가 퍼블리셔와 공존 공생해야하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퍼블리셔를 살찌우는 자양분이라는 것이다.

 
 대박을 낸 타이틀 하나로 성공 스토리를 써온 A사가 개발사를 박대한다는 이야기를 듣고있노라면 삶의 아이러니를 느끼게 한다.


김상두기자 sdkim@thegame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