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미디어 게임포털 준비

 

계열사 간 중복투자 등 혼선 우려

 

 

 SK아이미디어가 게임포털 구축에 본격 나서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이번 일로 인해 지난해 SK텔레콤 중심으로 교통정리가 됐던 SK그룹의 게임사업이 다시 이곳저곳에서 중구난방식으로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SK커뮤니케이션즈(대표 주형철)의 자회사인 SK아이미디어(대표 주형철)가 게임포털을 구축하기 위한 사전조사 작업을 마친것으로 드러났다. SK아이미디어가 준비하는 게임포털은 이르면 내년 초 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현재 자체개발 중인 4개 작품을 서비스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SK아이미디어가 본격적으로 포털사업에 나서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거의 실패사례를 들어 게임사업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아이미디어는 지난 2006년 8월 SK커뮤니케이션즈가 100% 출자해 설립한 전문게임업체다. 같은 해 10월에는 SKC&C도 지분의 40%를 확보했으며 유상증자를 통해 150억원의 자금까지 확보하면서 SK그룹의 게임사업의 ‘태풍의 눈’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해 SK텔레콤이 본격적으로 게임사업을 진행하면서 잠시 관심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게임포털 구축을 준비작업을 진행하면서 다시 한번 주목 받고 있다.

 

# 포털 사전 조사 완료
SK아이미디어는 올 상반기 중 웹에이전시를 통해 포털구축에 필요한 인력과 비용, 구축 방법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작업은 SK텔레콤이 준비 중인 게임포털과는 무관한 SK아이미디어만의 독자적인 사업 진행을 위한 것이었다. 이와관련 SK아이미디어 관계자는 “게임포털 구축을 위한 사전조사는 다양한 사업 가능성 타진을 위한 것”이라며 “SK텔레콤이 준비하는 포털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SK아이미디어가 추진중인 게임포털의 내용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윤곽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얼마전 조사 작업을 마치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늦어도 올 해 말에는 대략적인 밑그림이 완성될 전망이다.
 현재 SK아이미디어가 개발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은 총 4개 작품이다. 이 중 하나는 MMORPG이며 2009년 경 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나머지 3개 작품은 캐주얼 장르로 이르면 내년 초에 1∼2개 작품이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들 작품이 SK텔레콤이 구축할 게임포털을 통해 선보일 것으로 예측해왔다.
SK아이미디어 관계자는 “SK아이미디어의 사업 방향성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연내에는 어느 정도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보다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개발 중인 작품 4개 중 MMORPG를 비롯한 2개 작품은 2009년에서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포털을 론칭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작품이 필요한데 라인업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SK아이미디어는 퍼블리싱 사업도 고려하고 있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의견이다.
 한편 SK그룹의 게임사업은 초반부터 SK커뮤니케이션즈, SKC&C 등 각 계열사가 중구난방 형식으로 진행하다 철수하는 과정을 반복해 왔다. SK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지난 2004년 4월 게임포털 ‘땅콩’을 오픈하면서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이렇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했다. 또 2005년에는 SKC&C가 ‘크리스탈보더’ ‘모나토에스프리’ 등의 작품을 퍼블리싱하며 온라인게임 사업을 시작했지만 역시 사업을 포기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SK커뮤니케이션즈가 SK아이미디어를 설립하며 다시 게임사업의 문을 두드렸고 사업에서 철수했던 SKC&C도 지분을 투자하면서 SK아이미디어로 SK그룹 게임사업이 집중되는 듯했다. 하지만 2006년 말 SK텔레콤이 게임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2007년 6월 게임사업부를 신설하면서 다시 SK그룹의 게임사업 축이 텔레콤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다.
 
# ‘싸이월드’ 등과 연계 가능성
일단 SK아이미디어가 본격적으로 게임포털을 론칭하고 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그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현재는 개발에 보다 집중하고 있지만 사업의 방향성이 명확해지면 대주주인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C&C의 대대적인 물량 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모회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막대한 자금 뿐만 아니라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의 선두주자인 ‘싸이월드’와 ‘네이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돼 그 영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게임포털의 핵심인 방대한 유저풀을 순식간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4개 작품과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한 퍼블리싱 작품이 모여 지면 빠른 시간안에 게임포털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한번 게임사업에서 쓴맛을 본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C&C가 칼을 갈고 있을 것”이라며 “SK아이미디어의 사업이 가시화되면 대대적인 푸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SK아이미디어 관계자는 게임포털 론칭 가능성에 대해 “검토 수준일 뿐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며 “포털 론칭 가능성은 아직은 이르다”고 답했다.

 

# 상호경쟁 기업문화 분위기 
업계에서는 SK아이미디어의 게임포털 론칭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론칭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도 있다. SK텔레콤도 연내 게임포털 론칭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아이미디어가 비록 SK커뮤니케이션즈의 자회사라 하더라도 그 위에 버티고 있는 SK텔레콤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봐야 한다.  특히 기존 SK그룹의 게임사업이 각 계열사별로 진행되다 번번히 실패해 SK아이미디어가 이러한 부담을 안고 무리하게 게임포털을 론칭하지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커뮤니케이션즈와 SKC&C가 각자 게임사업을 진행하다 결국 포기를 선언한 바 있다”며 “SK그룹이 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관계자는 SK아이미디어의 게임포털 론칭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SK그룹 문화 자체가 각 계열사별로 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SK그룹은 SK에너지와 SK텔레콤, SK네트웍스, SKC&C 등 각 계열사가 동시에 내비게이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맵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솔루션 등 그 분야가 조금씩은 다르긴 하지만 보통은 한 곳으로 역량을 집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형태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최태원 회장의 방침이 자생적으로 살아남는 업체만 데리고 간다는 것”이라며 “각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다보니 사업 영역이 겹치게 되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와관련 SK아이미디어 관계자는 “SK그룹은 한 곳에 사업을 몰아주는 현대와 기업 문화가 다르다”며 “SK텔레콤과는 별도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SK아이미디어의 새로운 게임포털 성공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SK커뮤니케이션즈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던 게임포털 ‘땅콩’이 실패한 것은 대기업 마인드를 버리지 못한 때문으로 보고 있다. 게임사업의 경우 창의성과 신속한 대응, 유저에 대한 서비스마인드 등이 중요한데 이러한 마인드의 변화 없이 돈과 사람만 투자한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SK텔레콤도 게임전문업체인 엔트리브를 인수해 이 회사를 통해 게임사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등 사업방향을 수정하고 있다. 결국 SK아이미디어가 새로운 게임포털을 론칭한다면 과거의 시행착오를 얼마나 잘 극복해 내느냐의 여부에 성패가 갈길 전망이다. 
  
더게임스 임영택기자 ytlim@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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