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윤 엠게임 마케팅이사
 
 10여년전 그야말로 IMF시절의 암울함 속에서 희망과 기쁨을 주었던 것 중 하나는 한국인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입성기이며 성공기였다.  한편 한국에서도 흥미로운 사건 하나가 있었는데 기욤 패트리의 등장이다.  ‘Grrr’라는 아이디로 배틀넷을 평정한 푸른 눈의 청년은 국내 리그에 참가하고자 고향을 떠나 한국에 터를 잡았다.
 
  게임의 승부를 업으로 삼는 프로게이머가 등장하고 전문방송채널이 성업하는, 지극히 첨단적이고 어떤 시각에서는 무척이나 기이한 세태에 더해 그의 등장은 충분히 센세이셔널했다.
 
 보통의 시각이라면 아직은 비주류라고 봐야 하는 e스포츠의 이방인 스타를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은 최고의 투수와 비교하긴 어렵겠지만 그 시절 나를 더 두근거리게 한 것은 빅리거 박찬호가 아니라 스타리그의 기욤이었다. 한국 국적을 가진 한 개인의 성공보다는 한국 시장이 세계를 향한 흡입력을 발휘하는 것이 더 의미있는 일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2008년의 화두 중 하나는 외국산 온라인게임의 한국점유율이 얼마나 더 높아지느냐라고 한다. 그런데 혹시 이런 어젠다는 뭔가 어그러져 있는 것은 아닐까.
 
 세계최고라 함은 두가지 기준을 가진다. 하나는 한국산 작품의 점유율이 얼마나 높은가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시장이 얼마나 크고 구심력을 가지느냐 하는 것이다. 제품이 시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제품을 키운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시각이 한국보다 월등히 많은 인구를 가진 나라, 한국보다 윌등히 큰 소득규모를 가진 나라와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해야 한다는 절망으로 이어질 필요는 전혀 없다. 우리의 무대는 온라인이기 때문이다.
 
 제품의 수출이 아니라 서비스 브랜드의 론칭으로 해외사업의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시장은 국적이 아니라 멤버십이다. 온라인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국적이나 언어를 떠나 우리가 재능있는 지구인 개발자들과 함께 지구인 게이머들에게 한국게임포털 위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기게 하는 것이 ‘세계최고’가 아닐까 생각한다.
 
 dyon@mga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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