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기적의 4강 신화’를 일궈냈다. 이는 한국, 아니 더 나아가 그 동안 축구의 변방으로만 여겨졌던 아시아에 큰 경사였다. 그럼, 축구 약소국이었던 대한민국이 세계강호인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을 차례로 침몰시키며 세계를 놀라게 했던 원동력은 과연 어디에 있었을까.
 
 그 힘은 바로 튼튼한 허리에 있었다. ‘대형엔진’ 박지성과 ‘꾀돌이’ 이영표, '진공청소기' 김남일등 든든한 미드필더들이 중원을 장악하며 이뤄낸 결과였다.
 
 이러한 미드필더의 중요성은 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미드필더, 중견업체들의 입지가 튼튼해야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대규모 자본과 기반 기술·인력을 연결할 수 있는 고리가 끊어져 더 이상의 발전을 기대키 어렵다.
 
 그렇다면 게임산업은 어떤가. 온라인게임 업계의 경우 여러 중견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때문에 시장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업계는 다르다. 컴투스·게임빌 등 이른바 몇몇 리딩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소규모 업체들 뿐이다. 공격수와 수비수는 있는데 이들을 연결해주는 중원은 텅  비어있는 셈이다. 물론, 모바일게임도 과거 빅 3를 제외한 여러 중견기업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며 산업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제 그 힘이 많이 약화됐거나, 심지어는 다른 산업으로 둥지를 옮기기도 했다. 이래가지고선 모바일게임산업의 장미빛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다.
 
 한국 모바일게임은 독특한 게임성으로 이미 해외에서도 그 퀄리티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산업규모를 따져보면 아직 변방임에 틀림없다. 이제 허리를 강화해야 할 때다. 상대의 공격이 거세면 수비수를 돕고, 공격시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에게 지원사격을 해주는 든든한 미드필더를 발굴하고 키워할 때다. 그리고 이러한 미드필더들이 더욱 성장해  미국 유럽 등 선진 시장을 누비며 국위 선양 할 날을 기대해 본다.
 
 김명근기자 dionys@thega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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