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 싸이칸엔터엔먼트 STICKY팀 실장
 
 1998년 ‘바람의 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한지 정확히 10년이 흘렀다.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말이 있듯 가내수공업보다 못한 규모로 시작한 업체들은 세계적인 게임 개발사로 성장했고 이미 영화, 애니메이션 산업을 추월해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이런 장족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게임계에는 풀어야 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다.
 
 먼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게임 선진국들의 공습과 낮은 인건비에 기술로 무장한 중국업체들의 무서운 성장세라는 이중고다. ‘5년 내 국내 개발사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말이 단지 엄살로만 들리지 않는 것은 한국 게임계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것을 대변한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유저들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해 기존의 작품과는 차별화 된 게임을 개발하겠다는 욕심이 필요하다.
 
 또 아직까지 ‘게임산업은 폐인산업’이라는 사회의 인식을 불식시켜야 한다. ‘바다 이야기’ 사태가 이런 인식에 영향을 미친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국내 게임사가 이미지 제고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에 대해서도 깊은 반성이 필요하다.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벌지만 게임산업의 역기능을 개선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한국 게임산업이 한 단계 더 성장할 가능성을 잃어버린다.
 
 마지막으로 게임업체들 간의 과다 출혈 경쟁이다. 지금까지 한국 게임계는 하나의 작품이 잘되면 그 장르의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는 ‘장르의 쏠림 현상’이 심했고 이것이 유저들의 흥미를 떨어뜨려 시장의 수요가 줄어드는 일명 ‘아타리 쇼크’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게 만들었다. 이는 단지 홍보나 마케팅으로 극복할 문제가 아니다. 개발자가 좀 더 생각하고 고민함으로써 유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요소를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한다.
 
 2007년 한국 게임산업은 일명 ‘대박 타이틀’을 배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나 흥행에 성공했느냐를 따지기 이전에 ‘색다른 시스템과 게임성으로 무장한 게임이 얼마나 있었는가’를 반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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