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퍼블리셔 관계자들에게 캐주얼 게임의 가능성을 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돌아온 답은, “지금 한국의 캐주얼은 일본의 2, 30대들이 어려서부터 콘솔로 신물나게 즐겨온 것들이다. 굳이 온라인으로 그런 작품을 즐길 이유가 없다”였다.
 
  앞으로 시장에서 살아남는 법은 ‘내포적 심화 전략’에 설 것이냐 ‘외연적 확장 전략’에 설 것이냐, 이 양 극단 이외에는 길이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내포적 심화’는 말 그대로 그 동안의 게임을 즐겨오던 게이머들에게 보다 심도 깊은 게임성으로 다가가는 것을 의미한다. ‘외연적 확장’은 이와 반대로 게임을 그리 즐겨하지 않던 층에 적극적으로 호소하여 그들을 게임의 세계로 품어오는 것을 의미한다. ‘내포적 심화 전략’은 수 많은 인적 물적 자원과 시간이 투여되어야 하는 길이기에 비슷한 처지의 많은 게임 개발사들이 앞다투어 캐주얼 게임들을 양산해 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현재까지 쏟아져 나온 캐주얼 게임들은 대부분 참담할 정도로 실패하고 말았다.
 
  보통 캐주얼 게임의 개념은 하드코어의 대척점으로, 쉽고 단순하면서도 재미있는, 시간을 많이 쓰지 않아도 즐길 수 있는 작품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 캐주얼이라는 개념이 ‘외연적 확장’이라는 관점으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지 “우리 게임 재미있으니까 와서 하세요”라는 태도는 너무 안일할 것이다. 영화와 음악을 즐기는 사람에게 “당신네들의 관심사와 즐길 꺼리에 대한 욕구도 충족시켜주면서 더 짜릿한 재미를 제공해주는 우리 게임을 해보세요”라는 식으로,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그 접점을 확장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 아닐까. 유저를 끌어오려는 것이 아니라 유저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한국 시장은 일본 시장에 비해 여전히 가능성이 충분한 시장이다. 최소한 게임이라면 어릴 때부터 신물나게 즐겨온 2, 30대가 포진해있는 무서운 시장은 아니지 않는가? 다행히 한국에는 전혀 게임을 즐기지 않는 대중들이 잠재적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정말로 더욱 더 캐주얼해질 필요가 있는 것이다.
 <sooree@rocksof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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