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e스포츠는 지난 10년 간 세계 상위의 초고속 인터넷망과 PC 보급률 등 안정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급속히 성장해왔다.
 
  초창기 소수 ‘게임 마니아’의 문화에서 출발했지만 e스포츠협회, 12개 프로게임단, 445명의 프로게이머, 세계 최대의 연중리그인 프로리그, 세계 최초의 e스포츠 전용경기장, 2개의 e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과 6개의 뉴미디어 채널 등 야구나 축구와 같은 기존 프로스포츠와 비교해도 손색 없는 거대한 스포츠 시장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e스포츠가 완전한 스포츠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오프라인 스포츠들이 프로화되고 수익구조를 갖추는데는 100여년 이상 소요됐다.
 
  반면 e스포츠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상황에 불과하다. e스포츠 경기장 확충, 체계적 선수관리, 아마추어 시스템 구축 등 구조적인 측면은 물론 비즈니스 모델 개발, 수익성 창출 등 산업적 측면까지 고른 성장이 필요하다.
 
  이제는 기획 단계부터 e스포츠에 적합한 요소들을 갖춘 게임을 만드는 등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e스포츠화 과정이 필요하다. 하나의 게임이 스포츠로서 자리잡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와 조정을 위한 충분한 시간은 물론 안정된 수요층, 선수, 구단, 미디어, 지속적인 리그 개최, 수익성 등 구조적·산업적·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기 때문이다.
 
  21세기 최고의 콘텐츠는 게임과 스포츠다. 게임과 스포츠는 젊은이들의 삶의 일부로 세대와 지역의 경계를 넘어 공통의 문화가 됐다. e스포츠는 게임은 물론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미래 스포츠다.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에 비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빠르게 전파되고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발전 가능성은 무한하다.
 
  현재의 상황을 좀 더 차분하고 냉정하게 판단하고 기존 오프라인 스포츠의 성공사례를 접목시킨다면 월드컵이나 올림픽과 같은 완전한 산업적 기반을 갖춘 스포츠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일상 생활 속에 자리잡아 ‘사회 속의 스포츠’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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