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내와 함께 극장에서 ‘디워’를 보고 왔다. 무심코 생각난 심형래라는 인물 때문에 인터넷에서 최근 그가 출연했던 프로그램들을 모두 찾아 시청하고, 이를 보면서 ‘디워’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디워’라는 영화 자체를 기대하고 본 것은 아니다. 단지 심감독이 어디까지 해냈을 지가 궁금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나는 순간, 아리랑의 선율 아래 심감독의 내레이션이 올라오자, 갑자기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꼈다.  
 
  심감독은 ‘디워’를 만들기 전, ‘아기공룡 쭈쭈’나 ‘용가리’ 등 우리가 평가 절하하던 영화를 만들어 한때 조롱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밑거름이 되어 오늘날의 ‘디워’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세계최고가 된다는 것, 그건 한번에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최고를 향해서 계속 노력하고, 좌절하더라도 다시 오뚝이처럼 일어서 도전하고, 그 속에서 얻은 노하우를 밑거름으로 오르면 언젠가 목표에 다다를 수 있다.
 
  바로 지금의 심감독이 한 것처럼 말이다. 필자는 대한민국 영화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 작품이 더 큰 성공을 이뤄냈으면 한다. 그의 도전이 그저 세간의 입방아 수준에서 끝나버린다면 한국의 콘텐츠산업이 다시금 발전할 절호의 기회를 놓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디워’가 성공해서 제2의 심형래 감독이 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이러한 시도에 자본이 모이는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창작을 위한 선순환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전하지 않고서 진보할 수는 없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디워’에 비견할 만한, 초대형 블럭버스터급 국산게임들이 성공해야 그보다 더 멋진 작품을 제작하기 위한 도전이 일어날 수 있다.  문화적 사대주의가 엄연히 존재하는 우리나라의 많은 영화 팬과 게이머들이 더 이상 미국과 일본을 동경하며 살지 않고,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인들이 한국을 동경하는 날이 하루빨리 올 수 있도록 ‘디워’의 더 큰 비상과 성공하는 게임들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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