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자회사 SK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인터넷 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국내 유무선 인터넷산업 주도권 장악은 물론 글로벌 사업 확대를 향한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했다. 국내외 유무선 인터넷 전략에도 큰 변화가 예상돼 경쟁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웠다.
 
  ◇조신-유현오-박상준 3각 체제로=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어 조신 SK텔레콤 전무를 박상준 SK컴즈 부사장과 함께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신 대표는 전체 인터넷 사업의 새판을 짜면서 양사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부분에 집중하고, 박 대표는 SK컴즈 안 살림을 챙기는 그림이다.
 
  유현오 현 SK컴즈 사장은 미국 인터넷 사업 총괄로 자리를 옮긴다. 효율적인 비즈니스 방법에서부터 투자 규모, 홀딩컴퍼니 설립에 이르는 모든 미국 시장 전략을 짜는 역할이다. 최태원 회장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사업인만큼 그가 그릴 밑그림에 벌써 관심이 집중됐다.
 
  ◇인터넷사업 전환점 마련 절실=새 인사는 현 사업구조로는 컨버전스 시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상황판단에서 비롯됐다. SK컴즈는 싸이월드, 네이트온 등을 통해 연간 15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3위 인터넷 기업으로 승승장구했지만 매출과 사업구조가 아직 취약한 편이다. 검색, 커머스, 커뮤니티, 콘텐츠 사업을 고르게 펼치는 NHN이나 다음과는 달리 SK컴즈는 커뮤니티 매출이 전체 70∼80%에 달하며 인터넷사업의 핵인 검색 매출 비중은 10% 안팎이다. 엠파스 인수를 통해 검색을 강화했지만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좀 더 시일이 걸린다.
 
  SK텔레콤도 무선 인터넷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최근 쇼핑몰 사업을 새로 추진했지만 SK컴즈와의 관계나 역할분담 등이 과제로 거론돼왔다.
 
  조신 신임 대표는 “SK컴즈는 지금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라며 “합병후통합(PMI)도 해야하며 경쟁력 제고를 하려면 할일이 많다”고 말했다. 컨버전스 시대 날로 중요해지는 인터넷 사업에서 리더십을 높이기 위해 새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야한다는 구상이다.
 
  ◇유무선통합 시너지 효과 노려=SK텔레콤은 유무선 통합 비즈니스를 통해 SK컴즈의 경쟁력 제고와 SK그룹의 인터넷 사업 주도권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유무선 통합 사업은 모바일 싸이월드를 제외하고 그다지 활발하지 못했다.
 
  SK텔레콤 내부에선 네이트닷컴의 매출이나 네이트온의 성과들이 무선 사업에서 상당부분 기인했음에도 SK컴즈가 텔레콤의 지휘를 받기보다 독자 행보를 해온 것에 내심 불쾌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앞으로는 SK컴즈의 모든 사업에 대해 SK텔레콤의 실질적인 통제권이 행사될 것으로 보인다.
 
  SK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 내부에서 SK컴즈 합병 등에 대한 검토까지 있었던만큼 더 이상 자율방임형으로 SK컴즈를 놔두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앞으로 SK텔레콤 인터넷 사업에 새 그림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조 대표를 통해 SK컴즈의 인터넷 사업을 직접 관할하면서 커뮤니티, 커머스, 검색, 콘텐츠 등을 아우르는 유무선 컨버전스형 인터넷 사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조 신임대표 역시 추진력이 강한 스타일이어서 과감한 사업구조 개편과 전방위적인 협력사업이 점쳐진다. 구글 등 SK텔레콤이 그간 추진해온 협력 모델에도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 행보에 따라선 유무선 인터넷 업계 구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경쟁 이동통신사업자는 물론 포털 들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조인혜·김민수기자@전자신문, ihcho·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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