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적 본인확인제 아직은 판단 유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사이트가 지난달 28일부터 제한적 본인 확인제를 앞당겨 시범 실시한 결과 악성 댓글, 이른바 ‘악플’문제의 개선 기미는 보였지만 아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몇주간 더 지켜봐야 다른 대안의 도입 여부도 판단할 수 있을 전망이다.
 
 ◇본인 확인 순조=제한적 본인 확인제를 한달 앞서 시범 실시한 네이버와 다음의 본인 확인 과정은 일단 순조로웠다.
 
 네이버가 28일 2시 실시후 24시간 동안 180만명 가량이 본인 인증을 거쳤다. 다음 이용자도 14시간동안 10만명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의 경우 트래픽이 몰릴 것을 우려해 랜덤하게 본인확인을 실시해 숫자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자체 분석 결과 눈에 띄일 정도는 아니지만 댓글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는 본인인증 절차에 부담을 느낀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자제하는 분위기=네이버와 다음은 본인확인 방법으로 주민번호와 이름을 입력하는 방법을 택했다. 개인정보인 주민등록번호와 이름을 입력함으로써 이용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하는 일종의 학습효과를 기대했다.
 
 실제로 주요 핫이슈 기사의 댓글에선 악플 숫자가 줄어드는 기미를 보였다. 악플을 자제하자는 글도 종종 눈에 띄였다. 악플 숫자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는 정량적 데이터를 내기는 어렵지만 정성적 효과는 거뒀다는 게 포털의 자평이다.
 
 이는 댓글을 달기 전에 자신의 주민번호와 실명을 입력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글쓰기에 보다 신중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근본적인 해결책 안돼=아직 판단하기 섣부르지만 악플 근절에 제한적 본인확인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다. 익명성이 악플의 주된 원인이 아니라는 이유다.
 
 본인확인을 실시한 네이버와 다음의 경우에도 여전히 악플이나 욕설을 퍼붓는 댓글이 많이 달렸다. 네이버의 한 사용자는 싸이월드를 예로 들었다. 그는 “단순한 이름 공개 뿐만 아니라 자신의 홈피까지 밝혀지는데도 욕을 한다”며 “실명제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포털사이트 관계자도 “몇몇 주요 사이트에선 게시판에 실명을 쓰도록 하지만 악플 행태엔 큰 차이가 없다”며 “실명제도 악플을 없애는데 한계가 있음을 말해준다”고 말했다.
 
 <권상희·최순욱기자@전자신문, shkwon·choi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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