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시장이냐, 발전모델이냐’
 
 유선통신업체들이 무선랜(와이파이) 사업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핫스팟존 어디서나 초고속인터넷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받았던 무선랜 서비스는 최근 와이브로 및 HSDPA 등 새 무선 서비스의 출현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사업자들은 와이파이 사업을 와이브로나 HSDPA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틈새 서비스로 규정할지, 독자시장 창출을 위해 발전모델을 고민해야할지 좀처럼 가닥을 잡지 못했다. KT의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최근들어 가치가 더욱 높아진 와이파이가 국내에선 채 피지 못하고 첨단서비스에 밀릴 판”이라며 “활로를 모색중이나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 매출 감소 등 인기 시들=KT 네스팟 매출은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지난 1분기 117억원으로 전년 동기 154억원에 비해 24% 감소했다. 지난 4분기에 비해선 10% 이상 줄었다. 가입자 감소와 단말기 매출 축소에 따른 것이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KT 네스팟의 매출은 2005년 673억원이었으나 지난해 567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감소했다. 단말기까지 매출에 합산하면 1493억원에서 1111억원으로 400억원 가까이 줄었다. 가입자는 50만명 수준으로 정체됐다. 하나로의 윙프리, 윙팩 등 무선랜 서비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입자 4만5000명으로 다소 늘긴 했지만 기반은 협소한 편이다. 하나포스 초고속 상품의 부가 서비스 형태여서 독자적인 서비스라고 보기도 힘들다.
 
 ◇ 너무 앞서나갔나=해외에선 와이파이 서비스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 상하이, 런던 등 주요 도시가 최근들어 시내 전체에 와이파이 기반의 인터넷 환경을 구축하겠다고 나섰다. 영국은 건물내 무선랜 핸드오버 기술인 802.11r을 조만간 상용화할 예정이다. 해외에선 유선 인터넷 시장의 발전과 맞물려 이제서야 범용 무선랜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일어난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와이파이 서비스가 진가를 발휘하기도 전에 이미 전국 커버리지의 무선 서비스가 출현해버렸다. 하루가 다르게 첨단 서비스가 생겨나다보니 충분히 쓸만한 서비스인데도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진 전형적인 사례다. KT 네스팟의 전송속도는 4∼5Mbps로 상당히 빠른 편이다.
 
 ◇틈새냐 발전전략이냐 고민=KT는 단기적으로는 네스팟의 틈새시장을 발굴할 계획이다. 일회용 네스팟과 기업용 수요를 우선 발굴하고 하반기엔 결합상품으로 가입자 확대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리아, CGV, 파파이스 등 대형 프랜차이즈에 대부분 핫스팟존을 설치했으며, 노트북에 무선랜카드를 기본 내장한 만큼 고정 가입자가 아니어도 잠재 수요가 있다고 봤다. 기업용 서비스인 네스팟 비즈를 통해서도 틈새발굴에 나섰다. 장기적으로는 홈네트워크 컨트롤타워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다. 가정용 게이트웨이(RGW:Residential Gateway)로 초고속인터넷, 무선랜 등의 모뎀이나 AP를 통합하면 한 개의 게이트웨이에서 인터넷은 물론 각종 홈네트워크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이미 1만3000개소에 4만여개의 AP를 설치했으며 투자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활용도를 적극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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