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국내 웹2.0 벤처 기업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웹2.0 서비스를 주도하는 국내 벤처 기업 상당수에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동영상 사용자제작콘텐츠(UCC) 플랫폼 업체인 태그스토리에도 손을 뻗쳤다.
 
 닷컴 거품을 경험한 국내 벤처캐피털(VC)의 소극적인 투자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국내외에 웹2.0 거품 논쟁이 벌어진 상황에서 소프트뱅크의 투자는 매우 공격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들도 국내 UCC 및 블로그 업체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국내 웹2.0 벤처 투자의 초기 주도권이 사실상 해외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소프트뱅크, 국내 웹2.0에 전방위적 투자=8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가 100% 출자한 국내 창업투자회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웹2.0 기반 동영상 UCC 플랫폼 업체인 태그스토리(대표 우병현)에 2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태그스토리의 1대 주주가 되어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했다.
 
 소프트뱅크측은 이전에도 설치형 블로그 전문업체 태터앤컴퍼니를 비롯해 인터넷방송 서비스 곰TV, 리뷰 검색 서비스 ‘레뷰’를 운영하는 오피니티에이피, 오마이뉴스, 소셜네트워킹 서비스 피플투 등에 두루 투자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유치한 벤처기업의 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가 전세계적인 흐름인 웹2.0에 대한 이해가 깊은 편”이라며 “투자 대상들을 보면 중복 투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각 서비스 영역별로 골고루 분포됐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한국의 선도적인 인터넷 서비스 및 플랫폼을 일본, 중국 및 미국 시장으로 진출시키기 위해 지난해 5월 400억원 규모의 이른바 ‘레인저펀드’를 결성했다.  
 
 ◇투자할 만한 벤처, 많지 않다=웹2.0과 UCC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새로운 서비스를 시도하는 벤처가 많아졌지만 정작 투자 대상 업체가 드믈다는 게 국내 벤처자본(VC)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닷컴 버블’을 경험한 국내 VC들은 더욱이 웹2.0과 UCC의 수익모델이 검증되지 않자 소극적이다. 최근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또다른 업체의 한 CEO는 “국내 VC들은 아무래도 반신반의할 수밖에 없는 모양새”라며 “먼저 시도한 젊은 벤처들이 성과를 내야 벤처 창업 붐이 일어나고 국내 VC들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의 고민은=공격적으로 투자하지만 소프트뱅크벤처스도 걱정은 있다. 투자 이후다. 임정민 소프트뱅크벤처스 선임심사역은 “웹2.0으로 대변하는 차세대 인터넷 서비스에 어떻게든 투자해야 한다는 게 소프트뱅크의 입장”이라면서도 “생각만큼 참신한 웹2.0 서비스 벤처도 많지 않은 동시에 인수합병(M&A)와 기업공개(IPO) 모델로 이어져야 하는데 국내 환경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말했다.
 
 태그스토리 투자에 대해 그는 “기존 미디어와 새 미디어의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며 “로드맵을 짜고 그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수기자@전자신문, mim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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