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은 사이버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국내 게임산업의 규모는 2006년도에 추산한 규모로 8조8663억원에 이른다. 그리고 게임관련 종사자 또한 6만여명에 이른다. 그뿐인가. 게임사는 3797곳이나 된다. 최근에는 게임 포털의 해외진출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NHN이 지난해 7월 미국에서 게임 포털의 시범서비스를 했다. 그리고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정식서비스에 들어갔다. 한국의 온라인게임은 말 그대로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게임업계 내에서도 대기업들의 열풍이 무섭게 불어닥치고 있다. CJ인터넷은 게임산업에 뛰어든 지 불과 3년만에 10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순위 4위에 올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KT·효성그룹·동양그룹 등 자본력을 갖춘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이 게임업계에 도전장을 던지며, 게임시장에 전운이 감돌게 만들고 있다.
 
 이런 와중에 대다수의 게임들은 초기의 유료회원제 모델을 ‘무료’로 전환했다. 비디오 콘솔게임의 게임타이틀 매매와는 다르게, 지속적으로 판매가 이뤄지며, 또한 매달 정기적으로 자금회전이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이보다 훌륭한 모델은 없다는 것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게임사들은 ‘무료’ 전략을 통해서 틈새시장을 확대시켜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일부 인지도가 높은 몇몇 게임을 제외하면 거의가 베타테스트에서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정식게임이 오픈되면서도 무료로 시행되고 있다.
 
 시장규모가 확대되어도, 실제로 게임개발에는 더욱 어려운 현실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 초기의 게임처럼 ‘자고 일어났더니 대박게임이 되었더라’라는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안정된 유료모델이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게임이 ‘산업’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게임의 브랜드화’는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여가문화와 관련된 산업에서 성공하는 것은 ‘캐릭터’에서부터 시작되는 ‘브랜드’화이다.  드라마의 ‘한류’ 열풍도 엄밀하게 말하면 ‘겨울연가’를 브랜드화함으로써 엄청난 부가가치를 얻어냈었다. 게임에서도 이처럼 ‘브랜드’화에 대한 전략들이 요구된다.
 
 단순히 캐릭터 산업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편의점에서 식료품을 사고, 게임아이템을 얻어내거나, 골프장에서 골프게임이 행해지거나, 아이템을 주고받는 정도의 기획을 말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하나의 게임으로 무엇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철저한 고민이 기획과정에서부터 고려되어져야할 것이다. 최근, ‘리니지’의 경우에 뮤지컬로 변모하거나, 고가의 장신구로 브랜드를 확대시켜나가고 있다. 이것은 분명 새로운 시도임에 분명하다. 일본에서 행해지는 이 같은 문화를 ‘오타쿠’ 문화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이들 오타쿠에 의해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은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가상 속에 갇힌 애니의 세계가 오타쿠들의 축제, 그리고 코스프레 등 애니메이션 이용자들에 의해 현실 속에서 다양한 상품으로, 문화콘텐츠로 성장 및 발전하였다.
 
 분명한 것은 각각의 게임들에 고유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고 그것을 지속적으로 브랜드화시켜나가는 작업은 게임의 생명력을 증가시켜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 같은 현실에서의 다양한 이용자들을 위한 축제와 상품들은 단지 ‘게임이용’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 관련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점이라는 것이다.
 
 국내 게임에서 ‘리니지’, ‘서든어택’은 존재해도 이들을 통해서 캐릭터가 살아나고, 이야기가 살아나고, 게임이용자가 살아나는 일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웹2.0의 시대는 비즈니스전략에서도 2.0을 요구한다. 하나의 브랜드를 통해서 게임이용자들이 참여하고 만들어낼 공간을 창조하는 것도 게임기획에서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인 셈이다.
 <archekim@hanmail.net>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