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인포렉스 사장>
 언제인가 부터 ‘유저의 니즈를 파악해 부합시키라’는 말이 금언처럼 받아들여지기 시작하면서 개발사들이 내세우는 작품의 장점 중엔 ‘현재의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는 말이 빠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게임을 살펴보면 이미 성공한 몇몇 작품들의 성공 요소들이 모두 들어가 있거나, 아니면 장르가 동일하여 똑같은 형태의 콘텐츠가 들어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개발사나 퍼블리셔 모두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이 똑같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마케팅 관점에서 게임에 대한 보완이나 수정요구가 나오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초기 기획의 의도자체를 희석시키면서 “무엇 무엇과 비슷한 게임이네”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면 고려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비약일 수도 있으나 근래에 영화산업과 게임산업이 많이 비교가 되므로 예를 든다면, 영화의 멜로드라마장르의 경우 남녀 주인공이 나와 만나고 사랑하고 갈등하고 다시 사랑하게 되는 이 구조는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의 역량으로 보이는 연출과 주옥 같은 대사와 완벽한 상황설정이 결말에 대한 예상이 쉬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가슴 졸이고, 기뻐하고, 슬퍼하며 감동을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닐까.
 
 예전에는 개발사 마다 일정 수준의 기술력의 격차가 있어 기술력 자체가 특징이 되었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용엔진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전반적인 기술력이 상향평준화 되면서 그래픽적 퀄리티나 개발의 안전성은 대부분의 경우 보장이 되어진다고 가정 한다. 결국 게임은 사용자에게 어떤 것을 하게끔 하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고 불 수 있다.
 
 게임이라는 것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볼거리와 놀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처럼 ‘게임의 이러한 부분이 현재의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설명보다는 ‘이러 이러한 부분들이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재미를 주게 될 것’이라는 말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parkjin@inforex.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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