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은 사이버문화연구소 연구위원>
   필자는 보드게임을 좋아한다. 여러 사람이 모여 앉아서 보드게임을 즐기는 재미는 온라인게임이나, 콘솔류의 게임과는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때문에 온라인으로 옮겨간 보드게임의 매력에 대해서는 항상 의구심이 든다.
 
 사실 필자는 명절이면 가족들이랑 루미큐브라는 보드게임을 즐긴다. 유태인들의 수학교육 도구라는 점이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사실 이 게임은 즐기다보면 승부보다는 자연스럽게 서로가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숫자들을 조합해가는데 재미를 느끼기 마련이다.
 
 그런 와중에 자신이 가진 숫자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다른 사람이 내어놓고, 변형시켜가는 바로 그 순간순간에 대처하면서 새로움을 느끼는 만족감도 무시하지 못한다.
 
 이런 보드게임의 묘미는 비단 루미큐브 뿐만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면대면으로 행해지는 게임의 원칙은 바로 함께 공유하는 즐거움에 있다. 때론 승부에서 패배하기도 하지만,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충만감은 게임을 놀이로서 즐기도록 만들어준다.
 
 2006년부터 국내에서 새로 출시되는 게임들은 거의가 100억대를 호가하는 제작비를 들이며, 블록버스트급 게임콘텐츠임을 자랑한다. 연일 터져 나오는 게임뉴스들에서는 엄청난 자본이 투여되었음을 홍보하고, 테크놀로지가 진보했음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게이머들에게는 외면을 당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소설·드라마·영화에는 다양한 형식의 장르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장르에 따라서 다양한 구성과 원칙들이 존재한다. 사실 게임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FPS·어드벤처·롤플레잉·시뮬레이션 등의 다양한 게임의 장르들이 존재한다. 장르가 존재한다는 것은 개별 장르들 간의 특성과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장르를 즐기는 이용자가 있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모든 미디어에는 ‘대중’이 원하는 다수의 소리들이 있다. 시장지배의 원칙은 이들 ‘매스’로 불리는 대중에게 있다. 가장 많은 다수의 게임이용자들을 잡는 것이야말로 게임시장에서 살아남는 가장 손쉬운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게임산업에 뛰어든 사업자라면 누구나가 ‘대중시장’을 점유하길 원할 것이다.
 
 분명 이같은 원칙은 시장이 생성되고 자리잡는 과정에서는 필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과거 ‘리니지’의 성공에 힘입어 유사한 게임포맷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한 게임들이 여지없이 참패를 겪으면서 게임시장은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실 따져보면, 이같은 시장침체의 원인은 너무나 간단하다. 게임에도 장르가 존재한다. 다양한 게임포맷이 존재하고, 다양한 스토리가 구성된다. 그리고 개별 장르들을 선호하는 게임이용자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게임시장은 소위 ‘리니지’의 성공 뒤에 이어진 리니지류의 ‘MMORPG'가 절대적인 다수를 지배하고 있다.
 
 게임도 엄연히 하나의 상품이다. 철저하게 시장을 감안해야하고, 분석해야한다. 리니지류의 게임들이 대중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면, 이들에 포함되지 않는 ‘소수’의 틈새시장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현재의 게임시장에서 틈새시장은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회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틈새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어쩌면 대중시장보다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각각의 게임장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개별 게임장르의 특장점을 살려내는 것이 바로 틈새시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일 것이다.
 
 어떤 시장에서건 리더는 대중시장을 뛰어넘는 새로운 가능성을 포착함으로서 만들어진다. 포화상태의 게임시장에서 살아남아서 리더가 되기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바로 틈새시장을 향한 전략적 사고일 것이다.
 <arche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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