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호 CCR 사장>
 올해도 어김없이 신작 온라인 게임들의 향연으로 새해가 시작되고 있다. 이 중엔 국내 업체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정도로 네임밸류가 높은 외산 대작 게임들도 있고, 중견 게임 업체들의 후속작, 국내 MMORPG 대부의 흥행 기대작도 라인업에 포함돼있다.
 
 하지만 근래 기대작들의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는 점을 볼 때 게이머들의 최종 선택이 어디로 향할 지는 섣불리 예상하기 힘들다. 물론 연초에 언론매체에 오르내리는 기대작들은 게임이 100%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발자의 명성이나 전작의 프리미엄, 개발사의 이름값이 상당 부분 작용하기 때문에 올바른 예측을 내리기 쉽지 않다.
 
 게임은 흥행을 점치기 어려운 산업 중 하나다. 국내 온라인 게임의 역사가 10년이 훌쩍 넘긴 했지만 여전히 게임의 변변한 흥행 공식 조차 정립되지 않았으며, 고도의 개발 시스템이 정착되지도 않았다. 영화처럼 연속 2, 3탄 흥행을 이어가는 ‘미다스의 손’을 가지고 있는 진정한 스타 개발자들도 부족하다.
 
 그렇다고 선도 업체들의 차기작들이 성공을 장담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행히 최근 높아지는 게이머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여러 업체들에서 개발 기획 단계부터 게이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등 게이머 지향의 개발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게이머들이 개발자, 개발사의 명성이나 각종 광고, 이벤트에 기대어 게임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설이 되고 있다. 오늘날 게이머들은 테스트 기간을 통해 충분한 초기 경험을 쌓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 게임 정보를 얻고 있다. 유명 개발자 및 화려한 그래픽, 탄탄한 유통망, 톡톡 튀는 홍보 마케팅은 애피타이저나 후식으로 게임의 맛을 돋우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그 자체가 흥행 파워가 될 수는 없다.
 
 지난 몇 년동안 게이머들은 연초에 미디어에 대서 특필된 기대작들이 연말에 조용히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바로 이런 ‘기대작 학습 효과’ 덕분에 게이머들은 더 이상 외형적인 부분에 휘둘려 게임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shyoun@ccr.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