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경식 교수/호서대 게임공학과(한국게임학회장) |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얼룩진 2006년을 보내며 진정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발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요즘처럼 게임의 순기능이 부각되는 건전한 게임이 필요한 때가 없는 것 같다. 게임의 본질은 즐기는 놀이이다. 그리고 책이나 영화, 방송 보다 더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미디어이다. 게임에 참여함으로써 주인공이 되어 가상의 세계에서 살아있는 체험을 하게 된다. 게임은 놀이이면서 더불어 강력한 가상 체험장이다. 체험의 교육 효과를 살리기 위해서는 시뮬레이션 게임, 체감 게임들이 얼마든지 나올 만 하다.
 
   우리나라의 게임개발 기술력은 세계 10위 안에 들어 있다. 우리나라의 기술력으로 못 만들 게임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자부한다. 사회적으로 유익한 게임, 국민들의 생활에 도움이 되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데 왜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자금의 문제라고 본다. 건전하고 유익한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낼 자금이 부족한 것이다.
 
  얼마전 국방부의 제안으로 군인들의 병영체험을 일반인들이 해볼 수 있는 ‘논산훈련소 시뮬레이션 게임’에 대해 유명 개발사들에게 개발을 의뢰했더니 개발비 얼마 이하로는 만들 수 없다고 거절했다고 한다.
 
  세계 선진국들이 블루오션이라며 국가의 경쟁력 우위 사업으로 게임 산업을 키우고 있는데 해마다 문화관광부가 게임산업 진흥을 위해 배정받는 예산은 게임 산업의 팽창속도와는 무관한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 ‘바다이야기’ 이후로 게임 산업에 대해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했다는 소문도 들린다.
 
  중국의 학생들은 컴퓨터나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 미국으로 유학을 가도, 게임 분야에선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싶어 한다고 한다. 전국에 70여개 대학의 게임 학과에서는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고자 몸부림치고 있다. 단지 게임산업이 우리나라의 미래의 동력 산업이라는 점만으로도 교수들은 사명감을 가지고 제자들의 교육에 헌신하고 있다. 우리는 중국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유학생들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들이 돌아가면 우리 게임산업의 매개자가 되고 우리 고객들을 확대할 것이기 때문이다.
 
  21세기 문화콘텐츠시대의 경쟁력은 우수한 인재확보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이 세계 3위를 목표로 한다면 이를 수행해낼 만한 역량을 갖춘 인력 양성 조직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창의적 마인드가 있고 미래에 대한 확고한 꿈과 안목이 있는 최고경영자(CEO)와 조직을 관리 운영하는 경영진을 중심으로 개발자, 홍보 마케터, 운영자 등의 직무를 담당할 몸통과 같은 인력들이 조화로운 조직을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70여 교육기관들은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고 있는가. 교육부의 NURI 사업에서 지원하는 문화 콘텐츠 사업단에 포함된 대학은 소수에 불과하다. 거국적 시각에서 게임산업을 뒷받침하는 게임 인력 양성에 얼마나 국가가 투자를 하고 있는가. 우리 교육자들은 맨몸으로 열정 하나만 가지고 게임인력양성에 이바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활로는 첫째로 기금마련에 있다고 본다. 영화산업에 비해 게임산업은 열배 나 더 큰 데도 국가가 투자하는 것은 십분의 일에도 못 미친다. 그들처럼 머리띠 두르고 싸워야 얻는다면 우리 국민들의 앞날은 너무나 어둡다.
 
   기금이 있어야 친사회적인 건전 게임도 개발할 수 있고, 인력 양성을 위해서도 투자하며, 기업들의 해외 경쟁을 위해 지원할 수 있고, 중소기업들이 유망 게임 콘텐츠들을 개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노력해주어야 하고 큰 이윤을 내고 있는 기업들이 기금 마련에 동참해서 게임 산업의 저력을 키우고,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콘텐츠들을 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어야 한다고 본다.
 
 <kskim@office.hoseo.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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