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러거 입체 분석 |
  야구게임은 주류에 속하기 힘든 장르다. 야구는 축구와 달리 룰이 복잡하고 조작이 쉽지 않으며 선수 개개인에 대한 정보도 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진정한 야구의 묘미를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슬러거’가 1년여 만에 다시 클로즈베타테스트(클베)에 들어가면서 온라인야구게임은 새롭게 3파전 양상으로 접어 들었다. ‘신야구’와 ‘마구마구’의 경쟁 상대를 넘어 다크호스 급부상한 ‘슬러거’를 집중 조명해 본다.
 
  ‘신야구’와 ‘마구마구’는 이미 정식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는 상용 온라인게임이다. 수 차례의 패치와 업데이트로 인해 안정화를 이뤘고 현재는 유저들의 꾸준한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참고로 흥행 성적은 ‘마구마구’가 좋은 편이다. 기획 초기단계부터 부분 유료화를 통한 수익성을 고려했기 때문에 동시접속자수에 비해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 마우스를 활용한 타격
   ‘슬러거’는 약 일년 전 1차 클베가 실시되면서 처음 공개됐었다. 그러나 다소 무리한 일정 탓에 많은 단점과 버그가 난무했고 결국 3차 클베까지 다시 일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최근 다시 나타난 ‘슬러거’는 완전히 변신했다.
 
  시스템 대부분에 변화가 이뤄졌는데 쉽고 재미있는 플레이에 야구의 진면목을 녹여 낸 것이다. 이들 3종의 야구게임은 비슷해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실 전혀 다른 작품이다. ‘신야구’는 쉽고 간편한 플레이를 지향하고 ‘마구마구’는 만화같은 재미를 선보이며 ‘슬러거’는 현실적인 야구를 목표로 한다.
 
  가장 먼저 타격에 대해 비교해보자. 타격은 야구의 꽃이다. 투구로 타자를 삼진 아웃시키는 재미도 적지 않지만 시원하고 통쾌한 타격은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준다.
 
  ‘신야구’의 타격은 가장 쉬운 편이다. 공의 궤적에 맞춰 방망이를 정확하게 맞추면 펑펑 날아간다. 이 작품이 주로 타격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과 방망이가 서로 중심에 근접할수록 좋은 타구가 발생되는 원리가 적용돼 있다.
 
  ‘마구마구’는 조금 더 복잡하다. 배트가 휘두르는 것만도 다운스윙과 언더스윙, 레벨스윙으로 구분되고 힘을 모아주는 파워스윙까지 별도로 추가돼 있다. 다운스윙은 정밀한 타격으로 안타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용되며 언더스윙은 공을 위로 쳐 올려 홈런 등 한방을 노리기 위해 활용한다.
 
  레벨스윙은 평범한 직선 궤도를 그린다. 파워스윙은 타격할 수 있는 영역을 좁혀 때리는 힘을 상승시킬 수 있는 옵션이다. 이처럼 다양한 타격으로 인해 때리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 선수 키우는 재미 ‘쏠쏠’
  허나 초보자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또 야구의 이러한 묘미를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만 재미도 상승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슬러거’는 어떤가. 이 작품은 마우스를 사용하는 것부터가 다르다. 위의 두 게임은 키보드를 이용하는 것에 비해 마우스로 방망이 위치와 타격을 모두 결정한다.
 
  키보드의 딱딱한 움직임과 달리 부드럽고 빠른 스윙이 가능해 플레이가 제일 쉽다. 스윙 자체에 변화를 준 것은 아니지만 마우스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투구는 세 작품 모두 다르지만 이것은 겉으로 보이는 것일 뿐이다. 투구 게이지가 어느 위치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의 차이이며, 본질적으로 특별히 차이가 있거나 독특한 요소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공을 던지는 방법만 익히면 그 다음은 머리싸움이다.
 
  온라인야구게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육성 시스템이다. 이것은 구단과 선수를 모두 포함한 개념으로 유저가 플레이를 진행함에 따라 레벨을 올리는 것과 같다.
 
  육성 시스템은 이들 세 작품에서 큰 차이가 있다. 먼저 ‘슬러거’는 플레이의 승패에 따라 게임머니를 얻고 그것으로 선수 능력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선발이냐 아니냐 어떤 포지션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특화된 능력치가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선발로 꾸준히 출전한 1번 타자 A라면, 선발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고른 능력치가 상승되면서 빠른 발을 갖게 된다. 또 홈런 등 장타보단 단타에 적합한 타자로 자동 육성된다. 물론 유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다른 방향성을 줄 수 있지만 외부 요인이 추가되기 때문에 더욱 리얼한 야구가 완성되는 것이다. ‘신야구’는 오로지 게임머니를 이용해 육성할 뿐이다. 따라서 게임머니를 많이 얻는 유저가 타자와 투수를 최고 레벨로 키울 수 있다.
 
  그러나 ‘신야구’는 영웅 캐릭터 시스템이 더 크다. 영웅 캐릭터는 플레이를 돕기 위해 등장하는, 엄청난 능력치를 지닌 선수다. 노아웃 만루 상황에서 영웅 투수를 데려와 3자 삼구 삼진 아웃을 시키거나, 이와 반대로 만루홈런을 칠 수 있는 영웅을 등장시킬 수 있는 것이다. 전략적 묘미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나 오히려 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구석이 있다.
 
  ‘마구마구’는 독특하게도 육성 시스템이 아예 없다. 선수를 육성시키지 않고 스펠 카드와 캐릭터 수집 시스템을 사용해 다양한 플레이를 마련한다. 대부분의 스펠 카드는 유저가 구입해 사용하는 것으로 대전격투의 필살기로 보면 된다.
 
  스펠 카드는 마법같은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기회를 주는 아이템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마구를 던지거나 불꽃 투구 등 엽기적이고 만화같은 플레이가 가능하다. 또 캐릭터를 키우지 않고 수집하는 방법으로 라인업의 다양화를 꾀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마구마구’는 야구의 재미를 스펠 카드에서 찾는다. 타격이 쉽지 않아 많은 연습을 요구하는데 스펠 카드로 이런 약점을 보완한다. 여기에 엽기적인 재미를 추가해 ‘게임’으로의 가치를 창출해 낸다. 그래서 오묘한 재미가 있는 것이다.
 
 # 리얼야구 vs 엽기야구
  ‘신야구’는 단순한 편이다. 타격이 쉽고 투구도 쉽다. 따라서 레벨이 올라가면 타격전이 되거나 투수전으로 치우친 경향이 나타난다. 오로지 머리싸움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실제 야구를 좋아하는 마니아에게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슬러거’는 더욱 심화돼 있다. 선수들의 체력이 리얼하게 적용돼 선수교체가 중요하다. 또 각종 시스템이 현실의 야구와 유사하도록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마우스를 사용한 플레이 차체는 쉽지만, 야구에 관심없는 유저에겐 아무런 소용이 없다. 하지만 밸런스를 적합하게 갖춰 초보와 고수 모두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미만을 따지면 세 작품 가운데 ‘슬러거’가 가장 높다고 할 수 있다.
 
  승패가 갈리는 온라인게임은 성공하기 힘든 사례가 적지 않다. 많은 인원이 함께 즐기면서 일등은 못해도 중간은 갈 수 있는 플레이가 온라인게임의 특성에 올바르다. 오로지 승자와 패자만 존재하는 상황은 패키지 타이틀에나 어울린다.
 
  온라인은 커뮤니티가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많이 승리한 유저는 게임을 계속 즐기겠지만 그렇지 못해 도태된 유저는 끼어들 틈이 없다. ‘슬러거’는 많은 기대가 되는 작품이다. 허나, 유저 사이에 어떤 끈을 어떻게 맺어 놓으냐가 그 어떤 시스템보다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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