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로가 얼마나 오래 살게 되는가는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가 되겠지요.”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최종일 사장(41)은 지난 18일 ‘2006년 대한민국 만화대상’ 캐릭터 부문 대상을 수상한 주인공 뽀로로가 지금의 인기를 계속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발전시키고 새롭게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애니메이션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6년 금강기획(현 금강오길비) 신사업팀으로 발령나면서부터다. 당시 우리나라는 세계 3위의 애니메이션 제작국가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미국과 일본에서 기획한 애니메이션을 임가공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기획과 마케팅의 중요성을 절감한 그는 과감하게 애니메이션 사업 투자를 추진했다. 현대 계열사이던 금강기획이 애니메이션 사업에 20억원 정도 투자했는데 결국 4억∼5억원 정도 적자를 내고 손을 뗐다. 2001년 그는 애니메이션팀에 있던 직원들과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막연하게 손해 봤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실전을 통하지 않고는 배울 수 없는 경험을 그 때 배웠습니다.”
 
  최 사장은 당시 비싼 수업료를 치른 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고 강조한다.
  아이코닉스는 제작뿐만 아니라 국내 애니메이션의 해외 배급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해외 마케팅을 하면서 바위에 계란을 던지는 게 이런 심정이란 걸 느꼈다”며 “정말 중요한 건 사고 싶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 뽀로로 역시 그 절박함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그는 뽀로로를 처음 만들 때를 돌아보며 “뽀로로는 ‘타도 핑구’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세계 무대에서도 성공할 만한 캐릭터를 고심하던 중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펭귄이 떠올랐는데 핑구라는 강력한 캐릭터가 이미 시장에 널리 확산된 상태였다고 한다.
 
  “핑구보다 좋은 디자인, 좋은 스토리, 좋은 이름을 가진, 핑구를 잊게 해 줄 만한 캐릭터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핑구를 넘어선다면 새 세상이 열릴 거라고 진담섞인 농담을 하며 뽀로로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영화나 드라마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지금의 발전을 일궜듯이 애니메이션도 산업으로써 가치가 제대로 발휘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는 한국 영화 산업의 전환점이 된 ‘쉬리’의 경우 숱한 작품을 제작하며 쌓인 경쟁력이 바탕이 됐다고 분석했다.
 
  최 사장은 “뽀로로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들도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어떤 작품을 통해서든 획을 그을 만한 작품이 나오겠죠”라며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전망했다.
 
 <출처: 12월21일 전자신문 이수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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