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학수 온즈소프트 사장>
  ‘잘 팔릴 만한’ 게임 제작을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워봤고 또 세우고 있지만, 항상 어려운 주제는 ‘도대체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걸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현재 유저들이 즐기고 있는 게임에 대한 정보는 얻을 수 있어도 앞으로 어떤 게임을 좋아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는 얻기 힘들다.
 
  유저들도 자신이 어떤 게임을 좋아하게 될 지 알 리가 만무하다. 게다가 이미 여러 개의 유사 게임들이 나와 있는 특정 장르나 특정 형태의 게임을 개발할 경우, 차별화 요소를 선택하거나 만들어 내는 데 있어 더욱 고민스러울 수밖에 없다.
 
  과연 어렵사리 선택했거나 찾아 낸 차별화 요소가 유저들의 필요(Needs)에 적합할 것인가. 이런 경우, 필자가 자주 쓰는 방법 중 하나가 ‘사이코드라마’에서 쓰이는 상황극을 상상 속에서 연출해 보는 것이다.
 
  정신 병원이나 상담 시설 등에서 많이 쓰이는 상담 기법 중 하나인 사이코드라마란 환자 또는 의뢰자의 힘들고 어려운 상황을 극으로 재현함으로써 환자나 의뢰자가 자신의 상황과 문제를 올바로 인식하고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자생력을 북돋워 주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이 타깃인 게임의 경우 초등학교 교실을 떠올린다. 나는 그 반의 학생이 된다. 친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게임 얘기에 열을 올린다. 친구들에게 다가간다. 어제 내가 했던 새 게임에 대해 설명하며 한 번 해보라고 권한다. “어제 내가 해본 게임인데, 진짜 재밌어. ~도 되고 ~도 느낄 수 있고 너희도 함 해봐.”
 
  친구들이 반격한다. “너 해보고 재미없으면 죽는다” 그러고는 지금 개발 중인 이 게임을 친구들이 즐기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친구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런 상상 속의 상황 속에서, 친구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는 장면이 상상되면,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보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렵겠지만, 미처 구현이 안 되어 설문이나 테스트 등의 객관적 검증이 어려울 경우, 직관적 판단에는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된다.
  단, 상상 속에서 상황을 꾸밀 때 최대한 리얼하게 꾸며야 몰입도가 높아지고, 실제 그 나이 또래의 사고에 최대한 근접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겠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지 20년이나 된 필자에게는 이 방법이 생각보다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 상황극은 역지사지(易地思之)가 가능하게끔 하는 힘이 있다.
  
 <강학수 - hskang@onz-soft.com>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