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업계로선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다. 특히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게임 산업은 ‘온라인게임 명의도용 사태’와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비리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혹독한 ‘성장통’을 겪어야만 했다. 차세대 먹거리 찾기에 나선 대기업들의 콘텐츠 확보 경쟁도 열기를 더해갔다. SK·KT·CJ·대성그룹 등은 게임·영화·음악·e러닝 등 다양한 콘텐츠 시장에 속속 진출하거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해 갔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전문 디지털콘텐츠 업체들도 M&A를 통해 몸집불리기에 적극 나섰다. 크레듀·소리바다 등 주요 콘텐츠 업체들의 코스닥 진출도 잇따르면서 콘텐츠 분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졌다. 모바일 솔루션업계는 올해들어 무선인터넷시장이 정체되자 해외진출을 통해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게임=게임산업 태동 이래 최악의 한해로 기록되게 됐다.
 정부 정책의 난맥상과 관리 체계의 혼선이 빚어낸 ‘바다이야기 사태’가 전국민을 극도의 허탈감으로 몰아넣었다.원래 게임이 아닌 ‘바다이야기’가 게임으로 둔갑해 국민들에게 전달되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은 더욱 나빠졌고, 산업적 입지는 좁아졌다.
 
 
   연초에는 불법 채집된 타인의 주민등록번호가 온라인게임에 무단으로 사용되면서 온나라를 떨게 만들었다. 결국 사태의 핵심 원인이 중국발 해킹에 있었음이 밝혀지면서,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정부·업계의 공동 대응이 시급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후 새 주민등록법이 시행되면서, 이득을 취하지 않더라도 단순히 허락없이 남의 주민등록번호를 활용하는 것 만으로도 처벌 받도록 바뀌었다.
 
   반대로 역사적인 성과도 있었다. 헌정사상 최초로 게임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지난 10월 시행에 들어갔다. ‘바다이야기 사태’ 여파로 시행 한달이 채 안돼 개정안이 국회 상임위를 통과하는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산업계는 그것 자체도 의미있는 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부문에선 기대를 모았던 대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데 반해, 1인칭슈팅(FPS)과 캐주얼게임이 여전히 기세를 높이고 있다. MMORPG의 전매특허였던 월정액제가 시들해지고, 캐주얼게임의 부분유료화가 상용화의 주력 과금모델로 자리잡은 것도 이같은 상황을 반영한 변화다.
 
   비디오게임부문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게임기 ‘X박스360’으로 선제 공격을 시작한 상황에서 내년초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PS)3’과  닌텐도  ‘위(Wii)’의 내년도 공세성공여부가 화제거리로 떠올랐다.
 
   모바일게임은 대작 RPG, 네트워크게임의 시도가 돋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 반응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통사의 패킷요금제 등에 대한 전향적 변화가 없는 한 앞으로의 성공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e스포츠계에선 기업들의 프로게임단 창단이 잇따르며 열기가 뜨거웠다. ‘황제’ 임요환의 입대로 생긴 공백은 ‘천재’ 이윤열이 든든히 메우고 있다.
 
 
 
 <사진설명: 지난 4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 9회 e러닝 박람회’에서 관람객들이 e러닝 시스템에 대한 도우미의 설명을 듣고 있다.>
  e러닝=올해 e러닝 시장 화두는 △대기업의 시장 진출 △오프라인 학원과 출판사의 온라인으로의 영역 확대 △인수합병(M&A) 및 코스닥 입성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오는 2010년 6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e러닝 시장을 놓고 지난해부터 높은 관심을 보이던 KT SK 등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구체화됐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올초 ‘이투스’를 인수, e러닝 시장에 발을 담궜다. 메가스터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이투스는 수능 시장 공략은 물론 내년 2월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전화 영어 서비스를 시작하며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KT는 e러닝 관련 사업부문을 통합, 공교육·사교육·기업교육 등 시장별 접근 전략을 마련했다. 또 영어 교육 전문업체인 능률교육과의 제휴를 통해 연내 전화·화상 영어 시장 진출을 준비중이다. 에너지종합기업인 대성그룹도 온라인 콘텐츠 제작 및 사이버연수원 등으로 출발한 후 일본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통 오프라인 출판·어학원들이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는가 하면 메가스터디·엘림에듀·이투스 등 온라인 기반 교육 업체들은 노량진이나 목동, 강남 등에 오프라인 학원을 개설하며 온오프라인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기할 만 하다.
 
   e러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M&A을 통해 몸집을 불리거나 성공적 코스닥 시장 입성 사례로 크레듀가 등장, 교육주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계기를 마련했다. 메가스터디와 YBM시사닷컴이 유망주의 입지를 굳혔고 사이버MBA 등 다수 기업들도 코스닥 상장을 서두르고 있다.
 
   기업간 M&A도 활발했다. 대교가 최근 특목고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페르마에듀를 인수한데 이어 논술 전문업체인 엘림에듀가 대입 콘텐츠 제작기업인 지파와 고등논술특강 업체인 늘품미디어 등을 연이어 인수한 것 등이 눈에 띈다. 업계 최초 매출 1000억원 달성을 앞둔 메가스터디도  중등 e러닝  자회사인 메가스터디엠베스트를 흡수 합병했다.
 
 
 
   디지털콘텐츠=온라인 영화 시장은 올해 합법적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의미있는 한해로 기록되게 됐다. 지난 4월부터 전문업체들이 유료화 모델을 속속 시도한 데 이어 KTH(파란)가 포털 최초로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SBSi 등도 내년 초 유료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또 iMBC도 워너브러더스코리아와 손잡고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시장 초기여서 급속한 확대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합리적인 가격과 풍부한 콘텐츠, 사용자들의 인식 전환 등이 결합되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또 다른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영화 시장의 성과 중 하나가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의 기반 마련이다. 개념조차 성립되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올해는 KT가 멀티플렉스 체인 중 하나인 롯데시네마와 손잡고 시장 개척에 나섰으며 CJ그룹도 배급사와 극장, 배송 대행 업체 등 계열사간 시스템 구축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온라인음악 산업은 대기업의 진출로 인한 수직계열화 현상과 음원 관련 업체들의 M&A가 그 어느해보다도 활발했다. SK텔레콤의 오차드 인수, CJ뮤직의 맥스 MP3인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가장 최근에는 P2P업체인 소리바다가 음원 대리중개업체인 만인에미디어를 인수했다.
 
   모바일음악시장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공급업자와 이통사간의 수익배분 문제가 확대되면서 음원공급중단 파문이 일었다.  
 
   하반기에는 P2P업체의 유료화가 잇달았다. 음원권리자들의 강력한 P2P유료화 요구에 브이쉐어, 파일구리, 소리바다 등 P2P서비스 업체들이 유료화를 단행했다.
 디지털저작권관리(DRM)연동 작업에도 물꼬가 트였다. SKT는 위즈맥스와 DRM연동 계약을 맺고 EXIM(Export/Import)를 활용한 DRM연동 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법안 발의 후 1년 동안 3차례 계류됐던 저작권법도 이슈였다. 104조항과 140조항의 일부분을 수정한 법안이 12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애니메이션 산업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서 창작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또 수년간 기획·제작한 국산 애니메이션의 출시가 활발해졌다. 국산 애니메이션의 해외 영화제 수상과 ‘뽀롱뽀롱 뽀로로’의 해외 시장 진출도 주목할 만하다.
 전자책 시장에서는 다운로드 받은 전자책을 자신의 PC뿐만 아니라 휴대폰, PMP, UMPC등에서도 볼 수 있는 u-북서비스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설명: 지난달 치러진 수능 시험에 앞서 서울 서초동 메가스터디학원의 수강생이 점심시간을 활용, PMP(휴대형 멀티 플레이어)에 담긴 동영상 강의를 들으며 주요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모바일솔루션=올해 들어 무선인터넷시장이 정체되면서 모바일솔루션업계의 조정양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상반기에 중견 휴대폰단말기 제조업체인 VK의 부도는 많은 모바일 솔루션업체들에게 큰 폭의 매출감소를 감내토록 했다. 이를 반영하듯 모바일솔루션업체들은 해외진출을 통해 난국을 타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엑스씨이는 중국 다탕모바일에 모바일 플랫폼 ‘XVM’을 공급하며 중국의 차세대 이동통신 솔루션 및 콘텐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아로마소프트도 미국 가상이동망사업자(MVNO)인 디즈니모바일에 멀티태스킹을 지원하는 자바 플랫폼 ‘mTea’를 공급하며 기존 스프린트, 버진 모바일, 싱귤러에 이어 MVNO 시장으로까지 무대를 넓혔다. 인트로모바일은 T모바일USA에 IMS를 기반으로 콘텐츠와 대기화면을 제어하는 동적커뮤니케이션플랫폼(DCC)을 수출했으며, 인프라웨어는 중국 차이나유니콤 단말에 무선인터넷 브라우저를 공급하는 등 차세대 솔루션 분야에서도 국내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추세다.
 
   또다른 특징은 모바일 솔루션의 기능과 역할이 급속히 발전한데 따른 이종 솔루션 간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기존에는 각각 단일 기능만 제공하던 모바일 솔루션이 기술통합 추세 속에서 잇따라 중복되는 기능을 구현쪽으로 변화되고 있다.
 
   브라우저가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등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통합하는가 하면, 새로 등장한 팝업이나 동적커뮤니케이션 플랫폼(DCD) 등은 데이터 푸시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기능까지 잇따라 흡수·결합했다. 이에따라 협력사가 경쟁사로 변하는 등 모바일 솔루션 시장의 구도가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됐다.
 
   국내 모바일솔루션업체와 외국기업과의 ‘끼워팔기’ 논쟁으로 법적 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4월 넥스트리밍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퀄컴을 정식 제소한데 이어 6월에는 같은 이유로 씬멀티미디어가 퀄컴을 제소하는 등 국산­-외산 모바일솔루션간의 힘겨루기가 벌어져 공정위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출처: 12월 6일 전자신문 콘텐츠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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