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망 게 섣거라
 
게임포털 ‘땅콩(http://ddangkong.nate.com)’의 바람몰이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22일 오픈한 뒤 각종 순위 사이트에서 가파른 상승세다. 코리안클릭 최근 집계(5월 첫주)에서는 야후 게임과 엠파스의 ‘게임나라닷컴’을 앞지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땅콩’은 오픈 뒤 이렇다할 마케팅도 펼치지 않고 있는 상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서비스가 안정화되는 이달 중순부터 본격 마케팅에 착수한다. 총 100억원에 달하는 메머드급 마케팅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네오위즈가 6개월만에 만든 ‘피망 신화’를 그대로 재연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젠 ‘땅콩 바람’이 불까. 선·후발 게임포털업체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왜 ‘땅콩’인가
 
게임포털 ‘땅콩’은 이름이 재미있다. ‘땅콩’하면 술 안주나 골퍼 김미현의 별명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측은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이미지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한다. 언제 어디서나 심심풀이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게임사이트를 구축하겠다는 것. 골라먹는 재미, 고소한 재미 등도 담아내겠다는 전략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 유현오 사장은 “땅콩의 차별점은 다양한 룰의 변화를 맛볼 수 있는 게임 시리즈들을 선보임으로써 네티즌이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고스톱 게임이라도 마니아부터 초보자까지 유저에 맞춰 변환해 다채롭게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일종의 퍼블리싱 전략을 선택한 것도 이채롭다. 현재 ‘땅콩’에서 서비스중인 게임은 18종. 모두 중소업체가 개발한 게임을 아웃소싱한 것이다. 자체 개발 게임도 준비중이지만 양질의 게임이 나오면 언제든지 ‘땅콩’을 통해 서비스하겠다는 방침이다.

풍성한 ‘게임 백화점’
‘땅콩’은 풍성한 게임천국을 지향하고 있다. 각양각색의 게임이 제공돼야 ‘골라하는 재미’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땅콩’에는 간판 게임격인 ‘맞고’가 4종류나 된다. 고스톱이 3종, 포커류 게임이 4종인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퍼즐게임과 캐주얼게임도 7종에 달한다. 헥사와 비슷한 ‘매직 핑크’ 등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 10여종도 곧 추가할 계획이다.

‘땅콩’은 ‘맞고’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게임포털을 찾는 유저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임이 ‘맞고’라는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수다맞고’ ‘동물맞고’ ‘와우맞고’ ‘싱싱맞고’ 등 종류도 4가지다.

‘수다 맞고’는 연예인 배칠수의 재치있는 목소리가 돋보이는 게임. ‘땅콩’이 오픈하자 마자 가장 많은 사람이 즐기는 이 게임은 김대중 전대통령, 오지명 등 20여명 성대모사가 압권이다. 세간에 ‘동물 고스톱’으로 알려진 게임 룰을 적용한 ‘동물맞고’도 인기다. 화투에 등장하는 동물을 많이 모을 수록 유리한 게임방식이 승부에 다양한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와우맞고’는 유저가 잠시 자리를 비우면 컴퓨터가 대신 게임을 해주는 ‘자동치기’ 기능이 도입됐다. 이미 다른 게임포털 맞고에도 이 기능은 등장하지만 ‘와우맞고’는 보다 똑똑해진 인공지능이 돋보인다.
 
‘포트리스’가 쎌까, ‘건바운드’가 쎌까
 
‘땅콩’의 야심작 ‘FVG(Fortress vs. Gunbound)’는 인기 슈팅게임 ‘포트리스’와 ‘건바운드’의 캐릭터를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한 때 저작권 싸움까지 벌였던 양대 슈팅게임이 게임속에서 정면 대결하는 재미가 남다르다.

게임방식은 한 사람씩 번갈아 가면서 상대방에게 대포를 쏘아 명중시키는 포트리스와 건바운드와 똑같다. 다만 자신의 탱크나 모빌이 죽으면 게임이 끝나던 기존 두 게임과 달리, 점수제를 도입한 것이 특징. 캐릭터가 죽으면 상대방의 점수가 올라가고 게임이 계속된다. 현재 클로즈 베타테스트 중이며 상반기내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판 레인보우식스’도 등장
 
인기 1인칭 슈팅게임의 온라인 버전도 등장한다. 현재 2차 클로즈 베타서비스중인 ‘TDO-The Lost Pain’는 한국판 레인보우식스로 인기를 화제를 모았던 ‘테이크다운’의 온라인 버전이다.

온라인 버전에서는 게임 전개는 빨라지고 조작은 더욱 쉬워진 것이 특징이다. 테러범과 전투를 그린 이 게임은 대테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반영했으며 철저한 사실 고증을 통해 완성도를 높인 한국지형이 맵으로 제공된다.

앞으로 4명씩 짝지은 4개 팀까지 참여해 최대 16명이 한꺼번에 전투를 벌일 수 있는 ‘팀 서바이버 모드’와 기존 ‘레인보우’ 시리즈나 ‘테이크다운’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데스매치모드’가 추가될 예정이다. 1차 베타테스트에서는 버그 수정을 완료했으며, 이번 2차에서는 아이템과 게임 배경이 되는 맵이 추가됐다.
 
헥사보다 재미있는 ‘매직펑크’
 
신작 ‘매직펑크’도 ‘땅콩’의 야심작 가운데 하나다. 색깔이 같은 퍼즐조각 3개를 맞닿게 하면 없어지는 게임방식은 ‘헥사’와 흡사하다. 하지만 퍼즐조각들이 구슬 모양이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않고 중력에 따라 낮은 곳으로 굴러간다는 점이 이채롭다. 이 때문에 방향키 조작을 위한 빠른 손놀림과 함께 정확한 판단력이 요구된다.

마법구슬, 마녀 등 아기자기한 캐릭터나 아이템이 등장하는 것도 특이하다. 구슬의 액션에 따라 상대방을 공격하거나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색다른 룰도 적용된다.

싸이월드·네이트온과 시너지
게임포털 ‘땅콩’은 양질의 게임과 함께 든든한 ‘마케팅 우군’을 갖고 있는 것도 강점이다. 월 이용자가 1000만명에 달하는 커뮤니티 사이트 ‘싸이월드’와 유무선 연동 메신저 서비스 ‘네이트온’이 그것이다.

현재 땅콩은 ‘싸이월드’ 내에 ‘땅콩’ 브랜드 미니홈피와 수다맞고 브랜드 미니홈피를 개설해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네이트온도 클릭만 하면 수다맞고로 바로 이동하는 탭을 부착, ‘땅콩’ 띄우기에 발벗고 나섰다.

유현오 사장은 “‘땅콩’은 웹사이트, 휴대폰, 메신저, 싸이월드 등 다양한 유무선 플랫폼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멀티 채널’ 방식의 게임포털이 될 것”이라며 “네이트온, 싸이월드 ‘미니홈피’와 함께 휴대폰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게임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지영 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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