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액션은 한편의 무협영화
 
무협게임은 뭐니뭐니해도 ‘액션’이 생명이다. 캐릭터끼리 싸우든, 몬스터와 싸우든 다이내믹한 ‘대결’이 없는 무협게임은 상상할 수 없다. 90년대 초반 남코의 ‘철권’이 SNK의 ‘스트리트파이터’ 아성을 무너뜨린 것도 따지고 보면 화려한 액션의 승리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무협을 테마로 한 온라인게임의 고민도 마찬가지였다. 어떻게 하면 더욱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구현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는 숙제였다.
온라인 게임은 캐릭터의 동작이 서버를 거친 뒤에야 화면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콘솔이나 아케이드 게임처럼 빠르고 화려한 액션을 구현하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온라인 무협게임의 3차원 그래픽(3D)시대를 연 SR코리아의 ‘운’은 이 같은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온라인게임이다.

‘운’은 지난해 7월 오픈 베타서비스에 돌입하자 마자 무협게임 마니아들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 잡았다. 정통 무술인이 직접 모션캡쳐한 캐릭터의 동작은 너무 부드러웠고, 콘솔게임에서나 봄직한 ‘콤보(여러 기술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액션) 기술’은 화려한 액션의 백미였다. 마니아들이 주로 찾는 무협게임이지만 동시접속자가 1만2000명에 달하는 파란도 낳았다. 오는 25일 2004년판 ‘운’ 업그레이드 버전이 나온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유저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SR코리아도 "새로운 ‘운’이 다가온다"라는 홍보문구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새로운 월드 대거 추가
 
‘운’ 2004년판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일단 새로운 월드가 대거 추가된다는 것이다. 강한 인내력을 요하는 빙하지대, 귀신들의 출몰로 고수들도 기피하는 무덤지대, 한번 빠지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늪지대 등. 단조로운 초원지대로만 구성된 기존 ‘운’보다는 훨씬 까다로워진 월드가 추가된다. 무림 고수들이 실력을 겨루는 대나무 숲이나, 공성전 도입을 앞두고 공개되는 성도 새로운 볼거리다.
까다로워진 월드에 걸맞는 몬스터도 등장한다. 사막의 거미, 무덤지대의 귀신 등 보다 강력해진 몬스터들의 경우 함부로 무공을 펼쳤다간 역습을 당하기 십상이다. 배경이나 몬스터의 변화도 변화지만 무협게임 마니아들을 설레게 하는 것은 더욱 화려해진 무공이다. 기존의 ‘운’이 다소 리얼리티를 강조했다면 2004년판에서는 다소 상상력을 가미한 액션이 돋보인다. 허공을 빙글 빙글 도는 낙법, 무기를 땅에 꽂고 몸을 던지는 액션 등은 마치 콘솔게임 ‘철권’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콤보기술을 이용해 이들 무공을 조합하면 캐릭터가 마치 춤을 추듯 근사한 액션을 보여주기고 한다. 무술게임 특유의 타격감이나 비주얼 효과가 한마디로 압권이다.

다만 캐릭터 공격에 따른 몬스터의 사실적인 반응이 여전히 떨어지는 것이 흠이다.
SR코리아는 이번 2004년판 업그레이드와 함께 그동안 공을 들여온 중국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실감나는 액션이 무공의 본고장 중국에서 더욱 큰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략 때문이다. 9개월 남짓한 오픈 베타서비스로 다소 소강상태에 들어간 ‘운’이 2004년판으로 다시 ‘액션 신드롬’을 몰고 올 지 자못 기대된다.
 
장지영 기자(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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