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해후
 
g형! 참으로 오랜만이구려. 혹시 날 기억하오. 아마도 잘 모를거요. 내가 g형 곁을 떠난지도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으니까. 그러고보니 그새 강산이 한번 바뀌었구려. 돌이켜보니 나를 기억나게 할만큼 뭔가를 보여준 것도 없으니 날 기억해주길 바라는 것 자체가 무리일 지도 모르오.
난 그동안 이곳 저곳을 떠돌다가 이번에 다시 g형 곁으로 컴백하게 됐소. 여기까지 오기가 그리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시 g형을 만난 것 자체만으로도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드오.
다시 돌아와 보니 내가 변한 것 이상으로 g형도 참 많이 변했구려. 세상이 급변하는데 어찌 g형이라고 변하지 않을 수 있겠소만, g형이 변한 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구려.
그동안 여러 루트를 통해 g형에 대한 소식은 가끔 들어왔지만, 직접 와서 보니 이렇게 많이 변한줄은 미처 몰랐소. 10년전만해도 g형은 그저 걸음마 수준도 안되는 강보에 쌓인 영아에 지나지 않았었는데, 이젠 성큼성큼 걸어다니다 못해 뛰어가니 하는 말이요.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이젠 지나온 길을 한번 되짚어 보기 바라오. 그리하여 앞으로 갈길과 나아갈 방향을 제대로 다시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요. 10년지기로 굳이 충고를 한다면, g형은 그간 몸집은 많이 커졌지만, 아직 험하디 험한 길을 헤쳐나갈 만큼의 충분한 체력은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요. 세상이 무한경쟁시대 아니요.
앞으로 갈길이 지나온 길보다 훨씬 더 멀고 힘들 거요. 어쩌면 영원히 가야할 길인지도 모르지요. 어쨋든 나도 다시 돌아온만큼 ‘옛정’을 생각해서 g형이 보다 올바른 길로 나갈 수 있도록 미력하나마 힘이 돼 주겠다고 약속하지요.
왜냐면 이제 g형은 이땅의 많은 청소년들의 정신세계를 좌우할 정도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존재로 떠올랐으니까. 어디 그 뿐이요, g형은 이제 이 나라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핵심 성장동력이지 않소.
g형! 어려운 부탁인지 모르지만, 부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바라오. 지금 이 순간에도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이 g형을 보고 배우며, 느낀다는 점 한시라도 있지 말기 바라오.
 
이중배(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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