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 4인방이 던진 ‘신한은행 스타리그’ 출사표 … 임요환·박성준의 ‘골드마우스’ 쟁탈전이 최대 관심사
 
‘신한은행 우승자 계좌의 주인공은 과연 누가 될까’

16명의 전사가 오는 9일 개막하는 ‘신한은행 스타리그’ 우승컵 쟁탈전에 나선다. 개막 첫 경기는 지난 시즌 우승자인 오영종(플러스)과 지난 시즌 오영종과 함께 로열로드를 걸었던 박지호(POS)의 최고 프로토스 자리를 놓고 벌이는 라이벌전.

두 선수간의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이 기대된다. 또 오는 16일에는 개막일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8명이 국내 게임인들의 가장 큰 축제의 마당인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이 열리는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부대 행사로 2주차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경기에는 ‘테란의 황제’ 임요환과 신 3대 프로토스 가운데 한명인 송병구(삼성전자)의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어서 벌써부터 관심이 뜨겁다.
 
이번 스타리그 역시 16명의 프로게이머가 모두 치열한 생존경쟁을 뚫고 본선무대에 오른 생존자들이라 승부는 쉽사리 예상하기 힘들다. 실력차이도 예전처럼 크지 않다. 다만 종족에 따른 전략과 맵에 대한 철저한 분석 및 이를 바탕으로 한 준비와 연습량의 차이에 따라 승부가 갈릴 따름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시즌 역시 지난 시즌의 연장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들도 항상 변수를 이야기 한다. 본선에 오른 선수들의 종족 분포와 새롭게 도입된 맵에 따라 전황이 변하는 때문이다. 이같은 변수를 고려해 전문가들이 지목하는 강력한 우승후보는 대략 4명으로 압축된다.

지난시즌 우승자인 ‘사신’ 오영종(플러스)과 영원한 우승후보인 ‘테란의 황제’ 임요환(SK텔레콤)을 비롯해 최소 종족 프리미엄을 가장 크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박성준(POS) 및 신 프로토스 3인방 가운데 가장 강력한 포스를 자랑하는 박지호(POS) 등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로부터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와 우승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담은 출사의 변을 들어보았다.

# 우승자 징크스 내가 깬다 - 오영종

“이번 시즌 목표는 4강 입니다. 이를 위해 철저히 준비해 나갈 계획이예요.”

지난 ‘So1 스타리그’ 우승자인 오영종(플러스)은 지난 시즌의 여세를 몰아 이번 시즌에도 ‘사신’의 위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에게 있어 걸림돌이라면 우승자들에게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우승자 징크스’. 이번 시즌을 맞는 오영종의 제 1과제 역시 ‘우승자 징크스’라는 악령을 떨쳐내는 일이다.

오영종 자신도 “헤이해진 마음과 자만이 가장 큰 적”이라고 잘라 말한다. 선배 우승자들이 ‘우승자 징크스’를 피해갈 수 없었던 가장 큰 요인은 바로 자신과의 싸움에서 진 때문이라는 것이 그 나름대로의 분석인 것. 이에 그는 “우승을 하고 나서 자만하게 된 것이 사실이었다”며 “이같은 생각을 마음 속에서 몰아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즌처럼 자만하지 않고 꾸준히 연습하면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이라며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시즌 맵은 저그를 상대하기 힘든 것 같아요. 당장 내일부터라도 맵 분석에 돌입해 대저그전 전략을 연구할 계획이예요.” 오영종은 징크스 다음으로 저그를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상대로 지목했다. 다행인 점이라면 16강전을 펼칠 상대 가운데는 저그 유저가 없다는 점.

또 최근 프로리그에서 라이벌인 박지호에게 패하기는 했지만 개막전에서 멋지게 복수해 줄 생각이다. 한편 조정웅감독은 “요즘 영종이에게 ‘박지호만 만나면 힘도 못쓰고 진다’고 놀리고 있다”며 “영종이가 크게 자극을 받아서 마음가짐을 새롭게만 한다면 우승자 징크스를 깨는 것은 물론 2회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골드마우스는 나를 위해 만들어 진 것 - 임요환

“최소한 결승까지 가야죠.”
임요환(SK텔레콤)은 지난 시즌 아쉽게 놓친 골드마우스가 아직도 눈에 어른거리는 듯 이번 시즌의 목표는 결승전에 올라 ‘골드마우스’에 도전 하는 것으로 잡았다. 물론 속으로는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누구보다 강하다. 이번에는 기필코 온게임넷 스타리그 사상 처음으로 3회 우승의 신화를 쓰겠다는 각오다.

“아직은 많은 준비를 못하고 있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정신을 바짝 차려서 첫단추를 잘 끼울 수 있도록 할 거에요.” 임요환은 일단 16강전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동안 누구보다 많은 스타리그 본선무대 경험을 해오며 느낀 진리가 바로 16강을 통과하지 못하면 8강도 4강도 없다는 평범한 진리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언제나 16강전이 가장 중요한 고비”라고 잘라 말한다.

사실 임요환은 어머니의 건강 문제로 2주동안 연습에 참여하지 못했다. 다행히 어머니가 우려하던 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한시름을 놓기는 했지만 아직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그는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시즌이 시작되면 최고의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도록 연습에 매진할 계획이다.

그렇지만 그가 이번 시즌에도 결승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할 장벽이 있다. 바로 테란이 무려 8명이나 본선에 오른데 따른 패널티(?)를 극복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는 이같은 상황을 “맵이 너무 암울하다. 특히 ‘개척시대’의 경우는 입구가 안막아지는데다 평지에 가까워 테란으로 프로토스를 상대하기 어렵다”며 짐짓 엄살을 떤다. 그런 만큼 그에게 있어 새로운 맵에 최적화된 새로운 전략을 만들어 내는 일이 지상 과제다.

#“내 목표는 언제나 똑같이 우승 - 박성준

“이번 시즌은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버리는 시즌이 될 겁니다. 나만의 리그가 되도록 할거예요.”

박성준(POS)은 자신의 목표는 언제나 ‘우승’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누구나 대회에 임하면 당연히 우승을 꿈꾸고, 또 그래야 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시즌에는 8강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에는 마음가짐을 더욱 새롭게 해서 꼭 우승하겠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집념을 불태웠다.

지난 시즌에는 맵이 저그에게 많이 안좋았지만 이번 시즌은 저그가 할만하다는 것이 그가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배경이라면 배경. 이에 대해 그는 “지난 시즌에 사용된 맵은 테란에게 좋았지만 이번 시즌에 도입된 ‘개척시대’는 저그에게 좋기 때문에 조금만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같다”며 다소 낙관적인 예상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맵을 분석해 봤는데 거리가 가깝다는 점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만들기만 하면 저그가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성준에게도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고민은 팀원이 줄어서 예전만큼 연습을 많이 못한다는 점. 이에 대해 그는 “지난 시즌에 부진했던 요인 가운데는 연습량 부족도 꼽을 수 있다”며 “특별한 전략이나 비법은 없다. 다만 연습만이 살길이라고 생각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투신’ 박성준이 자신의 분석대로 소수 종족에게 주어진 특혜를 제대로 살리기만 한다면 온게임넷 스타리그 사상 최초의 3회 우승 신화작성은 그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 16강전만 통과하면 우승도 자신 - 박지호

“첫 스타리그를 4등으로 끝냈지만 이번에는 더 좋은 성적을 거둘 계획이예요.”
박지호(POS)의 목표는 지난 시즌에 비해 더 좋은 전략을 개발해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바로 성적. 지난 시즌에 못다 이룬 로얄로더 완성의 꿈을 이번 시즌 우승으로 보상받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관련 그는 “16강전만 통과하면 4강 이상 자신한다”며 “16강전, 특히 오영종과의 첫 경기가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 경기에서 지면 16강전을 어렵게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영종이와는 자존심 싸움이라 긴장을 많이 하는데 특히 예전에 비해 (영종이의) 초반 러시가 날카로와 졌다”며 상대를 추켜세우더니 곧이어 “초반러시만 대비하면 쉽게 이길 수 있다”며 은근히 심리전을 걸기도 했다.

특히 박지호는 조지명식에서 ‘약한 테란’ 발언을 한 이후 같은 조에 속한 테란 유저들이 이를 갈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터라 16강전이 가장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이에 대해 그는 “테란전은 심리전을 많이 해야 하고, 초반에 피해를 많이 줘야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말로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또 “이번 시즌 맵은 저그 상대로 암울하다”며 조 지명식에서 테란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그를 만나면 연습을 아주 많이 해야 할 것”이라며 저그전을 쉽게 생각해온 평소의 모습과는 달리 엄살을 떨기도 했다. 하지만 박지호는 적어도 16강전에서는 저그를 만나지 않겠다는 첫번째 전략은 성공적으로 완성한 것으로 보인다.

<표> 신한은행 스타리그 16강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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