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짤한 성과…내일의 희망을 쐈다
 
13일 성황리에 폐막한 국내 첫 국제 게임전시회인 ‘G스타 2005’는 4일간 15만명에 달하는 관람객을 유치하며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기대반 우려반 속에 첫선을 보인 지스타는 다소간의 운영미숙을 드러냈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관람객과 바이어들이 모여들며 축제 분위기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올해의 경험을 거울삼아 조금만 더 준비를 잘 한다면 미국 E3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세계적인 국제게임대회로 성장할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 모든 비즈니스는 지스타로 통한다

지스타 조직위는 당초 미국의 ‘E3’를 가장 많이 벤치마킹했다. E3는 철저한 비즈니스 전시회로 유명하다. 그래서일까, 이번 지스타에선 2억달러에 달하는 상담 액수가 말해주듯 참가업체들이 외국 바이어들을 상대로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 기간동안 33개국 80개사에서 2000여명의 바이어가 방한, 600여건의 수출상담을 진행했다. 이들 바이어 가운데 미주지역과 유럽지역에서 국산 온라인게임 및 모바일게임을 퍼블리싱하고자 하는 업체가 많아 전시회 이후 실질적인 수출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전시회 기간중에 수출계약을 체결한 업체도 속속 이어졌다. 한빛소프트가 아시아소프트와 ‘팡야’의 말레이시아 및 싱가폴 판권 계약을 체결했고, 엔씨소프트는 일본 SNKP와 ‘킹오브파이어’등을 공동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그런가 하면 NHN은 미국 어클레임과 자사의 3D 온라인 로봇게임 ‘바우트’의 북미 및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수확을 거두었다. 웹젠은 SK의 OK캐쉬백과 전략적으로 손을 잡았으며 고페츠는는 영국의 유명게임포털 ‘게임스라우터’와 대만 포털 ‘얌’과 라이선스 파트너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외에도 많은 업체들이 지스타를 찾은 국내외 바이어들과 적극적인 상담을 이끌어냄으로써 향후 수출 등의 적지않은 부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 ‘게임코리아’위상을 바꿨다

이번 지스타의 또다른 성과라면 이번 전시회를 찾은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에 큰 변화를 줬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한 참가업체 관계자는 “전시장을 둘러본 외국 바이어가 ‘한국에도 이런 전시회가 있었느냐’며 놀라워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유럽지역의 바이어들이 한국에 이렇게 많은 게임사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며 “앞으로 유럽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활성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G스타 2005’는 해외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큰 관심의 대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적으로는 빌로퍼와 코지마 히데오 등 세계적인 거장들이 콘퍼런스에 참가하거나 개발중인 게임을 들고와 소개했고, 엔씨소프트 이사인 미국의 로버트 게리엇은 비공식적으로 전시장을 찾아 한국의 게임 수준을 감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모든 면에서 중국의 ‘차이나 조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으며, 일본의 ‘동경게임쇼’에 비해서도 전시장 규모나 참가업체수, 관람객수 등에서 크게 앞서 이미 동양권에서는 최대 규모의 국제게임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 국내외 대형 업체 유치 숙제

하지만 ‘G스타 2005’는 이번이 첫 국제게임전시회라는 점으로 인해 여러가지 미숙함을 보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MS, EA, 비벤드 등 외국 게임사의 참여가 저조해 국제게임전시회라는 타이틀이 무색해 보인다는 점은 내년 전시회에서는 반드시 풀어야 하는 숙제로 남았다.

또 업체별 전시부스 규모에 상한선을 둔 것도 전시회의 특징을 살리지 못하게 하는 역효과를 냈다는 지적이다. 또 전시장과 비즈니스 미팅을 위한 미팅룸을 열린 공간에 칸막이만 나눠 배치함으로써 전시장에서 들려오는 소음때문에 미팅룸이 제 구실을 못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서는 주최측 관계자도 실수를 인정하고 “내년에는 5개 홀을 모두 빌려 부스 상한선을 없애는 동시에 미팅룸은 2층에 별도로 마련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CJ인터넷, 엠게임, 네오위즈 등 국내 메이저급 업체들이 이러저러한 안팎의 사정으로 상당수 불참한 것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밖에 전시된 게임 가운데 일부는 18세 이용가 게임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유아들이 즐기는 경우도 발생해 옥의 티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김순기기자(soonkkim@etnews.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